중국 매체 "욱일기는 침략의 상징, 일본 잘못 바로잡아야"
미국 CNN "욱일기, 침략·공포 등 나치 상징과도 같아"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일본이 후쿠시마 식재료 사용과 욱일기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중국이 욱일기 논란 대응에 나섰다.
앞서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욱일기 깃발 게시 자체가 정치적 선전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반입 금지 물품으로 하는 것을 상정하지 않고 있다"라는 방침을 밝혔다.
일본 정부 역시 "욱일기 디자인은 일본에서 출산이나 명절 때 축하 용도로 쓰는 깃발, 해상자위대의 함선 깃발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것이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는 것은 큰 오해"라며 의미를 축소한 바 있다.
대한장애인 체육회는 10일 일본서 열린 도쿄 패럴림픽 선수단장 회의에 참석해 패럴림픽 메달에 들어간 욱일기 문양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했다.
하지만 도쿄조직위는 "메달 디자인을 바꿀 생각이 없다. 욱일기 응원에 대해서도 금지 품목으로 지정할 생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일본이 후쿠시마 식재료 사용과 욱일기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한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여론이 들끓고 있는 추세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도 비판에 나섰다.
시나스포츠는 중국의 한 스포츠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 올림픽위원회가 나서 일본의 잘못을 바로잡고, IOC를 후원하고 있는 기업들까지 나서야 한다. IOC에 8억 달러(9500억원)를 후원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나서서 일본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2차 세계대전 중에 일본 군인들은 손에 욱일기를 쥐고 약탈을 일삼았다. 욱일기는 일본 자위대에서 사용하며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침략의 상징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소식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일본이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 중국 정부 역시 한국처럼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중국의 한 누리꾼은 "이 사건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에 놀랐다. 일본에 대한 관용은 그들 우익에게 힘을 실어주는 일이 될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우리 모두 항의 차원에서 국제 올림픽위원회와 중국의 일본 대사관을 찾아가자", "그렇다면 중국인들과 한국인들도 반일 깃발을 들고 올림픽 경기장을 찾을 수 있는 것인가", "사람들에게 묻겠다. 당신은 키보드로 애국을 하는가" 등 비판에 가세했다.
아직까지 중국 정부와 중국올림픽위원회는 욱일기 사용과 관련해 공식 항의를 하지는 않고 있다.
미국 CNN도 욱일기 논란에 대해 전했다.
CNN은 "한국과 일본은 도쿄 올림픽 욱일기를 두고 맞붙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이 일본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욱일기 금지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한국인에게 욱일기는 침략과 공포를 연상시키는 나치의 상징과도 같다. 20세기 전반 한국은 일제에 의해 식민지화되며 많은 사람들이 죽고 끌려갔다. 이 시기는 한국 노년층의 여전한 악몽이고 아픈 주제다"라고 비교했다.
CNN은 "일본에게 욱일기는 자국 문화의 일부분이기도하다. 그러나 한국에서 욱일기는 일제 만행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욱일기 문양을 사용하는 사람은 한국인들의 강한 반발을 산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일본 측의 욱일기 사용을 막을 권한이 있는 IOC는 "올림픽 경기장은 정치적 시위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히며 사실상 욱일기를 허용할 뜻을 시사했다.
앞서 한국은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당시에 일본이 한반도기에 표기된 독도를 문제 삼자 이를 수용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도쿄 조직위와 같은 입장을 표명, 내년 도쿄올림픽에서는 일본 관중이 경기장에서 욱일기 대규모 응원을 펼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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