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의원, 패스트트랙 고발 관련 6시간에 걸쳐 경찰 조사 마쳐
윤준호 의원 "경찰 출석은 놀이가 아니라 국회의원의 남은 양심"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충돌 사태와 관련해 표창원·윤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경찰에 출석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국회의원들의 소환 조사가 이뤄진 가운데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고발전' 관련 피고발인 신분으로 17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7.17 mironj19@newspim.com |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공동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표 의원과 윤 의원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표 의원은 오전 9시50분쯤 경찰에 출석, 오후 3시50분쯤까지 약 6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표 의원을 상대로 지난 4월 25~26일 국회 충돌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며 폭행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표 의원은 취재진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게 이뤄진 고발에 대해 성실하게 있는 그대로 답변드리고 조사에 임하겠다. 국회의원은 법 위에 군림하지 않는다. 국회에서 정한 법 절차로 억울한 조사를 당하는 분들도 많다. 이를 외면하고 자신의 행동, 혐의와 고발에 대해 성실하게 임하지 않은 채 탄압, 표적수사 등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안된다"며 경찰 출석에 응하지 않는 한국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법치주의 국가라는 것을 부정하는 행동은 강하게 지탄돼야 한다. 100명이 넘는 피고발자가 발생했다. 모두 조사하고 진위 여부를 가려야 한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이번 조사 불응이 얼마나 큰 수사 차질을 일으키고 세금을 낭비하게 하는지 하루빨리 깨닫길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표 의원은 조사를 마친 후에도 "국민의 한 사람이자 국회의원으로서 국회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과 관련해 국민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누구든 이런 상황이 생기면 조사에 응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다. 자유한국당이 빨리 응해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서 국회가 다시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았으면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4시쯤 경찰에 출석했다. 윤 의원은 "제가 왜 여기에 와야 하는지 상당히 어안이 벙벙하다"면서도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고 국회의원 또한 일반 국민과 같아야 한다. 법 앞에서 특혜는 없어야 하고 국회의원은 누구보다 더 모범을 배워야 한다고 배웠다. 그래서 오늘 제가 알고 있는 그 날의 일을 성실하게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민주당 의원들의 경찰 출석에 대해 '출석 놀이로 야당을 겁박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 "놀이가 아니다. 누구든 법 앞에서 평등하게 조사를 받아야 한다. 국회의원이자 양심을 가진 하나의 인격자로서 그 날 있었던 일을 국민들에게 자세히 설명드리는 것이 국회의원의 남은 양심이라고 생각한다. 국회가 정상적으로 되려면 여야 가릴 것 없이 당당하게 조사를 받고 담담히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경찰은 국회 패스트트랙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간 고소·고발전과 관련해 총 18건을 접수,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체 피고발·고소인은 총 121명이며, 이중 현직 국회의원은 109명에 달한다.
앞서 전날에는 백혜련 민주당 의원과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날 함께 경찰에 출석할 예정이었던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국회 일정에 따라 23일로 출석을 미뤘다.
반면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도 경찰 출석에 응하지 않았다. 소속 의원 59명이 고발된 한국당은 경찰의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기로 당론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