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윤혜원 기자 =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에서 불이 났으나 교사들의 희생으로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학생들을 먼저 대피시킨 교사들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연기를 흡입, 병원으로 이송됐다.
26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불은 오후 3시 59분쯤 발생했다. 학교 별관 내 임시 쓰레기집하장에서 처음 발생한 불은 주차장에 세워져있던 차량에 옮겨 붙은 뒤 다시 5층짜리 학교 건물로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별관에서는 교사와 학생 등 59명이 방과후 학습 중이었다. 교사 권모(33·여)씨와 방과후 교사 김모(32·여)씨 등 2명은 5층에서 학생들을 데리고 수업을 하고 있었다.
1층에서 발생한 불이 2층과 3층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것을 본 권씨와 김씨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학생들을 대피시켜야겠다고 판단했다.
두 사람은 평소 교육·훈련을 통해 습득했던 화재 대피 매뉴얼에 따라 학생들을 건물 밖으로 재빨리 빠져나가도록 지도했다.
26일 오후 3시 59분쯤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에서 불이 나 1시간 30여분 만인 오후 5시 33분쯤 진화됐다. [사진=윤혜원 기자] |
학생 57명이 모두 무사한 것을 확인한 뒤 두 사람도 대피하려 했으나 불길이 5층까지 번지면서 화마가 이미 건물 전체를 덮치는 상황이었다.
결국 두 사람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불길과 연기를 피해 화장실로 피신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두 사람을 발견, 구조했다.
두 사람은 화상은 입지 않았지만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중상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검사를 받고 있으며 외관상으로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소방 관계자는 "평상시 학교 교육 훈련 돼있던 대로 대피한 것 같다"며 "선생님 두 분이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대피시켜 모두 안전하게 대피했다"고 했다.
이날 화재로 별관 5층에 있던 59명을 포함해 학생 116명과 초등교원 25명, 유치원 교사 5명 등 총 158명이 대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hw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