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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대피 안내했다면 사망자 없었을 것”

2011년 서울 우면산 산사태 피해자 유족, 서초구 상대 손배소 제기
1·2심 “대피 조치하지 않은 것은 위법…사망과 인과관계는 없어”
대법 “미리 방송으로 알렸다면 충분히 대피했을 것…인과관계 있다”

  • 기사입력 : 2019년06월13일 12:00
  • 최종수정 : 2019년06월13일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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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지난 2011년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한 서울 ‘우면산 산사태’ 당시 지자체가 피해자에게 미리 산사태 주의보·경보를 발령하거나 대피 조치를 취했다면 목숨을 건졌을 거란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사망자 김모 씨의 아들이 서초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부분을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원심인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김 씨는 2011년 당시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송동마을 비닐하우스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김 씨는 산사태 발생 다음날 오전 토사에 매몰돼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김 씨의 아들은 “산사태 발생 당일 산림청으로부터 경고 메시지를 받았음에도 망인을 포함한 주민들에게 산사태 경보·주의보를 발령하거나 주민을 대피시키는 등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서초구와 국가, 서울시를 상대로 재산상 피해와 위자료 등 1억 3300만원을 청구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18.11.20 kilroy023@newspim.com

1심은 “서초구는 주민들에게 산사태 경보를 발령하고 안전지역으로 대피할 것을 지시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서초구의 과실만 인정했다.

다만 “산사태 당시의 호우는 유례없는 집중호우였고, 이러한 국지성 집중호우가 서초구의 과실과 합쳐져 피해자가 사망했음을 감안할 때 배상 범위를 50%로 제한해야 한다”며 2700여만원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 역시 서초구가 미리 산사태 주의보 문자를 보내지 않거나 대피 명령을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이러한 서초구의 위법행위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원심은 “서초구가 주민들에게 지역방송이나 앰프방송, 통반조직을 이용해 대피 권고했다고 해도 망인이 75세의 고령인 점, 거주형태를 고려하면 이를 전달 받고도 대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를 들어 1200만원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은 “원심이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한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망인은 거주지 부근에 있는 성당에 다니면서 신자들과 지속적으로 교류를 했고 아들인 원고와도 연락을 해왔다”며 “만일 지역방송이나 앰프방송, 통반조직 등을 이용해 대피 권고했다면 지인들을 통해 전달됐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망인이 송동마을에 1984년부터 거주해온 것을 감안하면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피할 만한 방법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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