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뉴스핌] 양상현 기자 = 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이들 뒤에는 늘 위대한 스승이 있다. 그래서 ‘좋은 스승과의 만남’을 인생의 가장 중요한 만남 중 하나로 꼽는다.
경기도 포천에도 ‘좋은 스승과의 만남’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포천시 영중면 영중초등학교의 전영모(46)교사.
포천시 영중면 영중초등학교의 전영모(46)교사 [사진=영중초] |
아이들은 그를 ‘꿈다리쌤’이라 부른다. 아이들의 꿈에 다리를 놓아주는 선생님이라는 뜻이다.
영중초 학생들은 전국 과학 발명품 경진대회, 대한민국 발명 콘텐츠 경진대회, 경기과학축전, 코드론 자율주행 미션챌린지, 국제 수리과학 창의대회 등 각종 창의·과학 관련 대회에서 매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국수리과학 창의대회 3년 연속 제패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이들의 이러한 활약에는 전 교사가 있었다.
충남 서천이 고향인 전 교사가 포천과 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2001년 포천시 신북초등학교로 발령을 받게 되면서였다.
그는 유년시절 교사였던 외조부께서 지역사회를 위해 마을공동체 교육을 하시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교사 부임 첫해, 외조부처럼 ‘교육으로 아이들의 꿈에 다리를 놓아주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창의적 과학교육을 시작했다.
그의 교실에는 과학 교구가 많이 있지만 늘 개방되어 있다. 아이들은 언제든지 찾아와서 교구들을 마음껏 만지고 놀 수 있다. 분실, 파손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는 과학적 환경에 많이 노출시켜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창의적 과학교육의 시작임을 알기 때문이다. 과학교구가 있는 공간이 잠겨있는 경우가 많은 일반 학교와 매우 다르다.
과학 관련 대회를 위해 참가자를 모집할 때도 남다르다. 재능 있는 학생들을 선발해 대회에 나가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비해, 전 교사는 누구나 대회 참가 준비반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는 “모든 아이들에게 기회가 열려 있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대회에 참가한다. 아이들 속에 있는 재능을 찾아주는 일이 내 일”이라고 말했다.
전 교사의 수업에서는 아이들이 말을 많이 한다. 그는 주제만 제시하고 지켜볼 뿐이다. 아이들은 혼자서 생각하고 친구들과 토론한다. 서로에게 멘토-멘티가 되어 이끌어 주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해 낸다.
그는 한계에 부딪혔을 때만 조언, 결국에는 아이들 스스로 해 낼 수 있도록 이끈다.
이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끈기를 기르게 된다. 내성적이고 수줍음이 많은 아이들도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그는 “교사 주도 수업에 비해 초반에는 시간 소요가 많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시간이 절약된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아이들은 스스로 깨치는 재미로, 다음 수업을 기대하게 되고 당연히 수업은 수월해지며, 그것이 바로 긍정의 도미노”라고 강조했다.
전 교사의 이런 수업방식은 각종 매스컴에 여러 차례 소개됐다. 선진 과학교육과 창의과학수업 개선 및 인재육성을 위해 태국과 중국 등지에서 벤치마킹을 오기도 했다.
공립학교 특성상 약 5년마다 학교를 옮겨야 한다. 전근을 가야 할 때면 늘 아쉽다. 공들여 세워놓은 과학교육 인프라는 시간을 들이면 새 학교에서도 다시 만들 수 있지만 이끌어오던 아이들은 데리고 갈 수 없다.
때문에 전 교사는 아이들을 위한 모든 순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매일 2~3시간씩 과학연구를 빼먹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다. 한 발 먼저 새로운 지식을 접하고 익혀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호기심과 지적 자극을 불러일으키고 싶은 것이다.
전 교사는 아이들의 일과 마지막에 구호를 외치게 한다. ‘나는 할 수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피와 땀과 눈물, 끊임없는 노력을 하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다섯 마디 짧은 구호에는 학생들이 꼭 기억했으면 하는 그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다.
현재 전 교사는 경기도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경기 꿈의 학교 ‘2019 포천 무한도전 과학발명 창의박사 꿈의 학교‘를 개최할 계획을 가지고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모집 대상은 포천 관내 초등학교 2학년~고등학교 2학년까지이며, 관심 있는 학생이나 학부모는 영중초등학교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yangsangh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