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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손발 묶은 트럼프 원유 시장 패권 ‘정조준’

  • 기사입력 : 2019년04월23일 05:38
  • 최종수정 : 2019년04월23일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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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른바 ‘4월 운명설’로 통할 만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던 이란산 원유 금수 제재의 예외 연장 문제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22일(현지시각) 결정이 원유 시장을 뒤흔들었다.

한국을 포함한 8개 국가에 대한 한시적 제재 예외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국제 유가가 연중 최고치로 급등한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 로이터뉴스핌]

이번 결정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송유관 및 가스관 건설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행정명령 서명과 맞물려 에너지 패권을 패권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달 이란의 원유 수출 물량은 하루 140만배럴로 파악됐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제재 이전에 비해 반토막 수준으로 후퇴한 수치다.

이 마저도 트럼프 행정부가 8개 국가에 대한 예외 조치를 내달 2일 이후 연장하지 않기로 한 데 따라 위태로운 상황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의 원유 수출 물량을 ‘제로’ 수준까지 떨어뜨려 최대한의 경제 압박을 강행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때문에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65달러 선을 뚫고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나타낸 가운데 월가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추가 상승 전망이 쏟아졌고, 트레이더들의 유가 상승 베팅이 봇물을 이뤘다.

시선이 쏠린 곳은 미국 셰일 업계다. 유가 상승을 경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경기 침체 공포가 겹치면서 지난해 말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으로 급락, 셰일 업계에 비명이 터져 나왔고 이달 이란 제재 예외 연장 여부에 대한 결정이 관련 업체들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의견이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확산됐기 때문.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발표 후 블룸버그와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들은 이란 압박에 따른 유가 상승이 셰일 업계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국 원유산업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텍사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송유관과 가스관 건설을 앞당기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가뜩이나 투자자들 사이에 송유관 완공 및 본격적인 가동이 이뤄지는 하반기 국제 원유시장에서 미 셰일 업계의 영향력이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이란 원유 금수 조치는 에너지 시장에서 지배력을 다지기 위한 노림수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이제 주요 산유국이라고 강조한 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10년 전까지만 해도 사우디 아라비아의 절반 수준에 그쳤던 미국 산유량은 지난해 말 하루 1170만배럴로 세계 최대 수준에 올랐다.

텍사스와 함께 노스다코다, 오클라호마 등 석유업계가 밀집한 지역이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이라는 점에서도 이날 결정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이란 제재에 따른 유가 폭등을 우려, 한국과 중국, 인도,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일본, 대만 등 8개 국가에 6개월간 한시적으로 금수 조치 예외를 허용하기로 한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예외 조치가 연장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미국은 이와 상반되는 결정을 내림 셈이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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