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5G 버스' 15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광화문, 강남 일대 운행
사전 예약 마감 임박...이동하면서 즐기는 5G 미리 체험
[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 # 눈을 떠보니 발 아래에 광안대교와 바다가 펼쳐져 있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니 끝없는 남해 바다가 펼쳐져 있고, 오른쪽으로 돌리면 해변과 도심이 보인다. 바다 위 상공에서 본 '광안대교 뷰'를 실제와 동일하게 재현한 360도 라이브 영상이다. 고개를 좌우로 돌릴 때마다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영상엔 사실감이 있었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이 VR 영상을 즐기고 있는 장소가 '달리는 버스 안'이라는 점이다.
5G 버스 외관 [사진=KT] |
5G 기반의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콘텐츠를 '이동하면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눈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국내에서 5G 상용화가 시작됐지만, 현 시점에선 그 모든 5G 서비스들은 5G 네트워크망이 구축된 한정된 장소 안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장소의 제약을 벗어나 이동하면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5G는 모바일 라우터 기반의 상용화가 이뤄지는 올해 3월 이후부터나 가능하다.
KT의 '5G 버스'는 5G 기지국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자체 탑재된 모바일 핫스팟(MHS)으로 변환해 '와이파이존'으로 만들어주는 방식을 통해, 이동하면서 즐길 수 있는 5G를 구현했다. 이 버스는 지난 15일부터 운행을 시작, 다음달 2일까지 서울 도심을 달린다. 모바일 라우터 기반의 '이동성이 확보된 5G'가 구현될 올해 3월 이후의 일상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는 셈이다. 지난 16일 오전 이 버스를 직접 타봤다.
5G 버스는 대형 관광버스를 개조한 형태로 만들어졌다. 내부엔 10개의 좌석이 갖춰져있다. 각 좌석마다 VR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와 한 손에 쥘 수 있는 크기의 조작용 컨트롤러, 스마트폰 등이 비치돼 있다. VR 영상을 시청하면서 고개를 좌우로 돌리거나 손을 휘젓는 등의 동작을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공간도 좌석마다 확보돼 있다.
HMD를 머리에 쓰니 선택할 수 있는 VR 콘텐츠(기가라이브TV)가 가상 화면에 나타났다. 10여개 이상의 선택지 중 '콘서트' 영상을 골랐다. 손에 쥔 컨트롤러를 조작해 '시작하기'를 누르니 남녀 2명의 밴드가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이 눈 앞에 펼쳐졌다. 뒤를 돌아보니 관객석이다. HMD를 쓴 기자는 지금 현재 객석 맨 앞 자리에 앉아 콘서트를 관람하고 있는 셈이다.
5G 버스 내부 [사진=성상우 기자] |
그밖에 이 버스에선 총싸움 게임 '스페셜포스 VR'을 비롯해 '프로농구 VR 생중계', 아이돌 그룹의 대기실 현장 영상, 영화, 예능, 골프레슨 등을 360도 라이브 VR 영상으로 지연 없이 볼 수 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콘텐츠들을 체험하는 동안 버스는 광화문 일대를 한바퀴 돌고 KT 광화문 사옥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이동하면서 고품질 5G 콘텐츠를 끊김없이 즐길 수 있었던 것은 5G 무선 네트워크 환경이 버스 내부에 적용됐기 때문이다. 버스에 자체 탑재된 모바일 핫스판(MHS)이 KT 광화문 사옥에 설치된 5G 기지국 장비로부터 신호를 받아 와이파이(WiFi)로 실시간 변환해주는 방식이다.
김우석 5G 서비스마케팅팀 차장은 "기가라이브TV는 디스플레이 자체를 고화질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고 콘텐츠도 지속 출시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올해 말에서 늦어도 내년 초까진 기가라이브TV에 5G 모듈을 직접 장착하는 버전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5G 버스는 다음달 2일까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당 5회 운행한다. 오는 24일까진 광화문에서, 25일부터 다음달 2일까진 강남역에서 탑승할 수 있다.
체험을 원하는 이용자는 5G 버스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지만 사전 예약이 대부분 마감됐다. 2월 초를 제외하면 잔여 좌석이 거의 남지 않았다. 그만큼 반응이 폭발적이다.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