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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뜯는 권력③] 정치권 뒤에 숨은 상생재단.. 10년간 1조원 모금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지난 8년간 총 9597억원 모금
주요 결정에 중기부 장관 승인 필요해...사실상 산하기관
기금 내면 동반지수 가점 "기업 이미지-기금 교환하는 꼴"

  • 기사입력 : 2018년12월10일 10:43
  • 최종수정 : 2018년12월11일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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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총 9597억원. 지난 8년간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하 협력재단)에서 기업을 상대로 모금한 액수다. 

10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협력재단은 중소벤처기업부의 공직 유관 단체다. 공직 유관 단체는 정부의 보조를 받거나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단체를 뜻한다.

강옥희 (좌) 한국관광공사 부사장과 박노섭 (우) 협력재단 농어촌상생기금 운영본부장이 13일 강원도 원주 한국관광공사 본사에서 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2018.11.13 [사진=대·중소·농어업협력재단]

협력재단은 지난 2004년 12월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지난 2006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상생협력법)이 제정돼 재단이 출연금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2010년에는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가 출범했다. 지난 2011년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 2017년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신설해 상생 기금을 모금·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협력재단은 유관단체일 뿐, 중기부의 산하기관은 아니다. 하지만 재단 설립 근거를 둔 '상생협력법'을 보면 협력재단은 사실상 중기부가 움직이는 단체로 볼 수 있다.

상생협력법 20조 5항에는 '재단의 정관을 변경하려면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라는 조항이 있다. 사무총장 선임 등 협력재단 내 주요 이사회 의결사항은 중기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중기부 출범 이전까지는 중소기업청장이 승인했다.

지난 9월30일까지 모금한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은 9071억원, 지난 4일까지 모금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526억2389만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1500억원 가량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재단이 기업으로부터 돈을 출연받는 명분은 말 그대로 자발적인 상생일까. 협력재단과 밀접한 관계인 동반위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동반성장 문화 조성 확산을 위해 지난 2010년 출범했으며, 협력재단이 운영국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동반성장위원장은 협력재단 이사장을 겸직하며,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은 대·중견기업계 10명, 중소기업계 10명,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된다.

상생협력법에 따르면 동반위는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과 관련한 민간부문 합의를 도출하고 동반성장 문화를 조성·확산하기 위해 설립됐다. 또 동반위는 대기업의 동반성장 노력을 평가하는 '동반성장지수'와 대기업의 상권 침투를 보호하는 '적합업종'에 대해 산정·공표하고, 이를 정부로부터 독립적으로 수행하게 되어있다.

'동반성장지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반위에서 매년 선정하는 '동반성장지수 등급'에서 우수등급을 받은 대기업은 공정위로부터 1년간 직권조사가 면제되고, 조달청 공공입찰 과정에서 가점을 받는 등 여러 혜택이 주어진다.

현재 동반위 규정에 따르면 기업들은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할 경우, 동반성장지수 가점을 최대 1.5점 받을 수 있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현재 가점제도가 없지만, 오는 10일 53차 동반성장위원회에서 가점을 주는 논의사항을 의결할 예정이다.

제51차 동반성장위원회 회의 <사진=동반성장위원회>

일각에서는 동반성장지수가 대기업들이 돈을 내고 이미지를 높이는 수단으로 이용된다고 지적한다. 재단에 상생기금을 내면 동반성장지수 가점을 받아 이미지를 제고하는 효과를 거둘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같은 상생기금임에도 가점이 있는 대·중소기업상생협력기금에서는 전체 기금의 77%를 차지하는 반면, 가점이 없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에서는 7%에 그치는 것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자발적인 제도라고 하지만 사실상 동반성장 이미지와 상생 기금을 교환하는 셈이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위적인 상생 유도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 교수는 "자발적으로 이런 상생의 형태가 나타난다면 100% 찬성하겠지만, 문제는 인위적이라는 것"이라며 "자꾸 제도적인 틀 속에서 가점이나 세제 혜택 같은 제도로 유도하려는 것은 기업들의 반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져 대기업이 먼저 협력을 원하는 구조가 되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상생이라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는 밑바탕만 깔아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204m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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