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서울 용산경찰서 용중지구대 합동순찰
범죄예방 효과 커...주민들 "사건·사고 감소했다" 만족
[서울=뉴스핌] 윤혜원 수습기자 = 지난 2일 오후 8시 서울 용산구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 공영주차장. 곽춘근 서울용산경찰서 용중지구대장이 막 주차된 순찰차에서 내리자마자 무엇을 발견한 듯 걸음을 재촉했다. 곽 대장이 향한 곳은 공영주차장 옆 인도에서 벌어진 노숙인들의 술자리였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과음 주의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용산경찰서 용중지구대는 일주일에 사흘 이상은 해가 저물면 동자동을 찾는다. 쪽방촌 자율방범대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좁고 가파른 쪽방촌 골목길은 순찰차가 들어올 수 없어 사람이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한다. 2015년 동자동 주민들이 경찰과 함께 조직한 새꿈공원자율방범대는 현재 쪽방촌 치안을 지키는 일등 공신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뉴스핌] 윤혜원 수습기자 = 새꿈공원자율방범대원과 용중지구대원들이 합동순찰 전 용산구 동자동 동자희망센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10.02. hwyoon@newspim.com |
이날 용중지구대는 자율방범대 초소가 위치한 새꿈어린이공원에서 자율방범대 소속 주민과 합류한 후 곧장 순찰을 시작했다. 숨조차 쉴수 없던 여름 무더위가 지나고 날씨가 선선한 가을이 완연하게 느껴진다. 선선한 분위기를 타고 야외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아졌다.
주취 소란, 폭행 등이 자주 발생한다. 특히 이곳 쪽방촌 내 새꿈어린이공원은 주민들의 술자리로 애용되는 장소인 만큼 대표적인 우범지역으로 꼽힌다.
경찰과 자율방범대는 마침 공원 구석에 1인용 소파를 둥그렇게 배치해두고 그 위에 앉아 술을 마시는 주민들에게 다가갔다. 바닥에는 먹다 남은 사과조각과 빈 소주병들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주민들은 평소 이웃으로 지내는 자율방법대원들이 다가오자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 “날씨 좋다고 과음하지 마시고 오늘은 일찍 들어가셔야 한다”고 대원들이 당부했다. 주민들은 “자율방범대가 이렇게 열심히 지켜주시는데 걱정 있겠습니까”고 답했다.
용중지구대와 자율방법대의 합동순찰이 시작된 지 2년이 넘으면서 이곳 주민들은 사건·사고가 줄어든 것을 체감한다. 실제로 올해 용중지구대에 접수된 5대 범죄 신고 건수는 작년보다 24%나 감소했다.
새꿈어린이공원 앞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임순옥(61)씨는 “경찰과 자율방범대가 자주 눈에 띄니 술 마시고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늦은 시간까지 고생하는 경찰들과 자율방범대에 주민들 모두 입이 마르도록 칭찬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혜원 수습기자 = 용중지구대원과 새꿈공원자율방범대원이 용산구 동자동 주택가 주차장에 노숙인이 깔아둔 것으로 추정되는 박스와 이불을 살펴보고 있다. 2018.10.02. hwyoon@newspim.com |
이번 순찰은 오후 8시50분에 종료됐다. 경찰과 자율방범대원들은 다음 순찰 일정을 정한 후 각각 지구대와 집으로 복귀했다.
용중지구대 역시 범죄예방 외에도 합동순찰로 얻은 게 많다. 곽 대장은 “자율방범대와 함께하기 전에는 주민들이 순찰 중인 경찰에 대해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며 “지금은 주민들이 먼저 인사도 해주고 다양한 불편사항도 편하게 얘기해준다”고 말했다. 경찰과 주민 모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김정호 자율방범대 부대장은 “주민들만 활동했다면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웠을 텐데 용중지구대가 함께해주니 효과를 많이 보고 있다”며 “같이 순찰활동을 벌인 후 주민들이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눈에 잘 띄니 안심이 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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