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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시론] ‘정책 3不’이 가져온 ‘미친 아파트값'

부동산발 경제시스템 위기로 번지지 않으려면

  • 기사입력 : 2018년09월03일 14:00
  • 최종수정 : 2018년09월04일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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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남준 논설실장 = 아파트값 폭등에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평당 1억원이 넘는 ‘금쪽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강남, 강북을 넘어 수도권까지 방어선이 무너지고 있다. 시장 불문이다. 재건축은 물론 분양시장까지 아파트값이 치솓고 있다. 저금리로 시중에 돈은 넘쳐 나는데 아파트 공급은 줄어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전·월세 등 임대시장까지 들썩거릴 까봐 걱정이다.

아파트를 가진 계층과 임대계층 간 갈등으로 번질까 우려스럽다. ‘일자리 재난’, ‘소득 재난’에 이어 ‘부동산 재난’까지 이어진다면 서민경제는 파탄지경으로 이어질 것은 뻔하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정부 정책이 신뢰를 잃고 갈팡질팡하는데 있다. 경제 체력이 약해지고 침체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부동산발 경제시스템 위기로 번져서는 안된다.

 

◆ 일자리 · 소득 절벽 이어 부동산 광풍

지난달 넷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45% 올랐다. 지난 2012년 이래 최고 상승폭이다. 강남4구 아파트값은 전주 0.47%에서 금주 0.57%로 오름 폭이 커졌다.

부동산 시장 과열이 재건축·분양 시장, 서울·경기도를 가리지 않고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반포주공 전용 107㎡ 아파트가 34억원에 팔렸다. 평당 1억625만원이다. 해당 단지는 내년 이주를 시작해 재건축에 들어갈 예정이다.

분양시장 청약 경쟁률도 높다. 지난 7월 '노원 꿈에그린'이 98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해 올해 서울 분양 아파트 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동탄역 유림노르웨이숲'은 경쟁률 184대1를 기록했다. 올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세금과 금융규제 등 수요억제책을 내놓고 있지만 저금리로 유동성이 워낙 풍부한데다 지방 부동산 자금이 서울로 몰리면서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 어설프고 때 놓친 정부 정책--- 신뢰 잃어 실효성 의문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대책 마련에 허둥대고 있다. 정부가 하루가 멀다하고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지만 오락가락하는 사례가 많아 혼란이 커지고 있다.

당초 예정됐던 용산·여의도 개발계획이 집값 폭등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갑작스레 무기한 연장됐다. 또 전세자금대출 억제 대책이 하루 만에 뒤집히는가 하면 집값 안정 대책 일환으로 내놓은 임대사업자 등록 활성화 대책도 8개월만에 갑작스레 변경됐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임대사업자 등록 시에 양도세·종부세 감면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임대 공급 효과를 염두에 두고 세혜택을 줬더니 정책을 처음 설계했을 때 의도와 다르게 사람들이 집을 많이 살 수 있는 유리한 조건으로 생각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여기저기서 `아마추어 행정`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시장 상황을 세밀하게, 그리고 장기 안목으로 고려하지 않은 채 `졸속 정책` 을 남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1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까지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매몰돼 방어에 급급한 나머지 시의적절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데 실기했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

 

◆ ‘정책 3불’이 더 큰 화 불렀다 …‘불완전’ ‘부조화’ ‘불통’

최근 부동산 대책은 수요 억제 일변도의 ‘불완전’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시장의 기본원리는 수요와 공급이다. 그런데 공급부족에서 오는 ‘미친 집값’을 수요 억제를 통해 잡으려니 제대로 효과가 있을 리 없다.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재건축· 재개발 억제 등 공급 규제 강화 카드를 뽑아들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는 공급 부족에 따른 아파트값 상승 요인이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했다. 임대주택사업자에 대한 혜택 축소도 공급정책과는 엇박자이다.

아파트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택지조성과 아파트 건설 등에 줄잡아 최소 6~7년이 걸린다. ‘미친 아파트값’을 잡기 위해서는 이미 때를 놓쳤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부동산 값을 잡기 위해서는 거시 및 미시 정책패키지가 중요한데 작금의 경제 상황이 정책조합을 내놓기가 만만치 않다. 다시말해 정책 ‘부조화’가 문제다. 집값을 잡자니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서민들의 가계부채 때문에 섣불리 금리를 건드릴 수 없는 형편이다.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적절하고 효율적인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정부내 정책 ‘불통’도 문제다. 용산, 여의도 개발 발표와 보류에 이르는 과정은 ‘불통’ 정책의 대표적 사례이다. 중앙정부와 협의없이 강북 개발을 전격 발표한 서울시, 전세자금대출 억제 대책을 금융당국과 주택금융공사와 엇박자 등이 잇따르고 있다.

 

◆ ‘징벌적 규제’만으론 한계 … 조화로운 정책 패키지 실행해야

수요억제를 통한 부동산값 잡기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 공급부족으로 하룻밤에 집값이 억대로 치솟는데 연간 보유세 1~2백만원 올려 집값을 잡을 수 있겠는가. 지난 7월 이후 주택공급부족을 바탕으로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시중 유동성, 여기에 정부 정책 ‘3불’이 합쳐져 아파트값 폭등을 연출했다. 징벌적 성격의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해 투기를 잡자는 당정의 대책은 무리한 면이 적지 않다. 역대 부동산 투기와 폭등 사태를 강력한 세금만으로 해결한 사례는 거의 없다.

주택공급 확대와 금융 제재 등 수요억제책이 합쳐진 정책 패키지를 통해서인데 이것이 때를 놓쳐서는 대책 마련이 만만치 않다. 부동산 정책은 거시적으로 패키지로 다루어야 한다. 정부가 거시경제정책에 대한 큰 그림을 기초로 조화로운 정책패키지를 통해 섬세하게 범정부 차원에서 집행해야 효력이 있다. 사후 약방문식 땜질 처방이 일상화되니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더욱 꼬일 수 밖에 없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과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 성장에 집착해 역풍에 흔들거리는 경제정책을 재정비해 부동산값 안정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 부동산값을 안정시키지 못하면 경제난국은 경제시스템 위기로 번져 그 부담은 고스란히 서민이 떠안아야 한다.

 

wnj7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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