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달 제사 지내러 귀국 "국민과 소통할 방법 고려"
안철수, 바른미래 전대 앞두고 독일 출국 "성찰과 채움의 시간 가질 것"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각각 일선에서 물러났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이달 중순 추석 제사를 위해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홍준표 전 대표는 최근 주기를 짧게 가져가며 페이스북을 통해 정계 복귀를 시사했다.
반면 최근 서울 마포의 한 사무실에서 행적이 노출(?)된 안철수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지난 1일 독일로 떠났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경기도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홍 전 대표는 2일 페이스북에 “페이스북에 글을 쓰는 것은 언론에 한줄 나기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정리하고 공유하고 역사의 기록을 남기기 위함”이라며 “더구나 언론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내 뜻이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길이기도 하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헌법 119조 경제자유화와 경제민주화 관련 발언 내용이 일부 언론에서 잘못 해석했다며 “국민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서라도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다른 다양한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두달여 전인 지난 7월 11일 미국으로 출국한 홍 전 대표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쉬었다 오겠다”며 “추석에 제사를 지내야 한다. 나에게 아버지, 어머니는 신앙과 같은 분으로 돌아가셨어도 제사는 지내러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제사를 지내고 다시 출국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제사 지내러 들어오겠다”고만 말했다. 즉답을 피한 것인데, 다시 정계로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조기 정계 복귀가 된다.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7월 11일 오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가운데 한 지지자가 엎드려 절을 하고 있다. 2018.07.11 yooksa@newspim.com |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6.13지방선거 참패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홍 전 대표의 성질을 누가 막겠나"며 "정치 복귀하겠다고 하면 하는 것으로 여길 뿐, 그 분 행동이야 누군들 간섭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한국당 내에선 홍 전 대표가 조기 복귀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대표가 김병준 비대위 체제에 대해 가타부타 지적을 하거나 훈수를 하게 될 경우 다시 바람 잘 날 없는 분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선거 책임론에서 겨우 벗어난 김성태 원내대표 또한 홍 전 대표의 직설적인 발언이 당 내 논쟁을 불러올 경우 다시 공동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어 당 안팎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당의 한 핵심인사는 "전직 대표의 귀국을 놓고 이토록 긴장이 되는 케이스는 없었다"며 "페이스북에 자유롭게 의견을 풀어놓는 것이야 누가 뭐라 하겠느냐만, 귀국 이후 공식적으로 정치에 관여하게 되면 아무래도 여론이 한국당과 '세트'로 묶어서 바라보지 않겠느냐. 당분간 홍 전 대표가 자중해서 현재의 비대위체제에 크게 가위질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귀띔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7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인근의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이날 안 대표는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변함없이 응원해준 당원 동지와 지지자 여러분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2018.07.12 leehs@newspim.com |
반면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1일 예정대로 독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시민의 일상으로 돌아간 안철수 전 대표는 독일로 출국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안 전 대표는 1년짜리 장기비자 발급에 시간이 걸리면서 국내에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자 기간은 1년이다. 국내 복귀 시점도 1년 정도가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12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겠다”며 “지난 5년 9개월 정치하며 다당제 실험을 했고 개혁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왔지만 미욱한 일도 많았다”고 말했다.
김철근 대변인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한민국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실천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법을 가져올 거라고 기대한다”며 “세계적인 석학들을 비롯해 유럽 전현직 정부 고위 관료들과도 많은 교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나라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지, 평소 국가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무언가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열심히 채워 돌아오기 바란다”고 말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