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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시론] 문 정부, 이대론 ‘고용 절벽’ 못 넘는다

1년3개월동안 54조원 쏟아 부었는데 일자리 제자리
리더십 갈등 위험 수위 … 컨트롤타워 단일화 나서길

  • 기사입력 : 2018년08월23일 08:00
  • 최종수정 : 2018년08월24일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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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남준 논설실장 = ‘일자리 정부’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 출범때 일자리 수석을 만들고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했다. ‘일자리 마련’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러나 1년3개월이 지난 지금, ‘재난’ 수준의 ‘고용 위기’를 맞고 있다. 처참한 일자리 성적표를 받았다.

문 정부 출범 이후 일자리 관련 예산으로 들어간 돈이 무려 54조원이다. 그러나 일자리 정책의 효과를 나타내는 통계치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지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5000명 증가에 그쳤다. 일자리 창출이 거의 없었던 셈이다. 지난 2010년 1월 이후 8년6개월만에 가장 부진하다. 취업자수 증가폭은 지난 2월 이후 여섯달째 10만명 안팎에 머물고 있다.

실업자 수는 올들어 7개월 연속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외환위기 후유증을 앓았던 1999년 6월부터 10개월간 이후 18년 만이다. 올해 폐업 자영업자가 100만명을 넘어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 경제정책 리더십 혼선 … 갈등 위험 수위

정부 경제 수장들은 일자리 대책을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엇박자를 넘어 갈등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19일 당정청 회의에서 "정부 대책이 시행되면 연말엔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언급하자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필요하면 경제정책 수정도 검토하겠다"고 정책기조의 변화를 시사했다.

여권 경제수뇌부의 연석회의 자리에서 청와대와 정부 경제사령탑이 정면 충돌한 것이다. 있을수 없는 일이다. 힘을 합해도 해결하기 힘든 판인데.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최근 두달 사이 여기저기서 감지될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이 정관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사정이 이쯤되자 바로 다음날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경제팀에 ‘공개 경고’까지 보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와 정부의 경제팀 모두가 완벽한 팀웍으로 어려운 고용상황에 정부가 최선을 다한다는 믿음을 주고, 결과에 직을 건다는 결의로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낙연 총리도 거들었다. 그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위치와 역할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일단 결론이 나면 그에 따라야 한다”며 “엇박자나 부적합한 언행이 더는 노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정 최고책임자까지 나설 정도로 일자리 정책 혼선은 심각한 국면이다.

◆ 잘못된 설정된 정책 좌표 … 거듭되는 정책 실기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를 쏟아 붓고도 일자리 재난이 심화되고 장기화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해결의 실마리를 쉽게 찾아 볼수 없기 때문이다. 역대 일자리 재난은 외환위기, 카드대란, 금융위기 등 특별한 사건이 터진 후 발생했지만 이번은 맥락이 전혀 다르다. 대형 이벤트도 없다.

반면 일본, 미국 등 해외선진국은 완전고용에 가까울 정도로 일자리가 넘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세계경제 호황과 친기업 정책, 규제개혁 등을 추진한 덕분이다.

문 정부 출범 후 1년3개월 동안 일자리 창출 통로는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기 등 재정 대거 투입과 최저임금 인상, 근로장려세제 등 소득주도 성장에 치우쳤다.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 성과는 초라한 것을 넘어 참담한 정도다.

상반기까지 일자리 마련의 주요 수단으로 다른 정책 수단은 우선 순위에서 뒤로 밀렸다. 규제 개혁, 제조업 구조개혁, 4차 산업혁명 신산업 육성 등 상대적으로 혁신성장의 통로는 막혀 있었다.

경제수장들은 고용 참사가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는 점을 끝내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조차 불과 석 달 전에는 소득주도성장 논란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했었다. 현재까지 경제수장들은 “아직 때를 기다려야 한다”거나 “정책의 미세 조정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참사가 일어났는데 어느 누구도 실패를 인정하거나 책임지지 않는다.

정책 집행면에서도 실기(失機)가 다반사다. 지난 5월 J노믹스의 설계자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실물경제가 하강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경고를 보냈는데 김 부총리나 장 실장은 이를 애써 외면했다. 정부는 특히 상반기 내내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가 유효하다는 주장을 펴는 바람에 다른 정책을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낭비했다.

김광두 부의장은 또 최근 “소득주도 성장은 글로벌 경쟁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며 “의도는 좋았으나 부작용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정책 연계 없이 그냥 어려운 분들을 돕는 것으로 전락했다”며 “속도가 너무 빨랐고 업종별, 지역별 차별화 없이 획일화된 것도 잘못이었다”고 견해를 밝혔다.

◆ 머리 두 개 컨트롤타워 … 일자리 마련, 규제개혁 ‘언감생심’

몸은 하나인데 머리가 둘 달린 동물이 가끔 태어난다. 돌연변이다. 이 동물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단명한다. 몸을 어느 머리기 컨트롤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부의 경제정책도 마찬가지다. 리더가 둘 이상일 때 혼선은 당연히 뒤따른다. 컨트롤타워가 일원화되지 않으면 경제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

문 대통령의 ‘J노믹스’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로 구성된다. 문 정부 출범후 경제정책은 소득주도성장은 장 실장, 혁신성장은 김 부총리, 공정경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맡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를 종합하고 조율할 수 있는 실질적 책임자가 없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장 실장이 어느 정도 이니셔티브를 쥔 것으로 보이나 주요 정책을 실행하는 김 부총리가  집행 권한이 있다 보니 정책 방향과 조합을 놓고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 문 정부의 일자리 창출 등 핵심 경제정책의 표류는 어쩌면 당연하다.

하반기 들어 경제정책이 혁신성장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면서 김 부총리와 장 실장 사이의 간극은 더 벌어지고 있다. 하계 휴가 후 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의 주요 통로로 혁신성장과 규제 개혁을 지목하고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54조원 예산 투입과 최저임금 인상을 주도한, 초라한 성적표를 손에 쥔 '소득주도 성장'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경제 컨트롤타워의 어중간한 역할 분담과 미세 조정으론 현재의 '일자리 재난' 극복은 불가능한 과업으로 보인다. 특히 문 정부는 역대 정권에서 성공한 적이 없는 규제개혁이라는 담대한 목표를 세워 일자리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 난제는 그야말로 사생결단의 자세로 치밀하고 끈기있고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현재의 경제정책 시스템으로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컨트롤타워 조정은 문 대통령만이 할 수 있다. 정교한 정책 조합과 시의적절하고 강력한 정책 실행은 그래야 가능하다.

wnj7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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