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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10시~15시까진 업무 집중"...출·퇴근은 자율 조정

근로기준법 개정안 적용 게임사 10여곳...그 중 8곳 자체 제도 수립
'선택 근로시간제' 공통 적용...시간연차제·놀금제 등 보완제도

  • 기사입력 : 2018년06월28일 09:06
  • 최종수정 : 2018년06월28일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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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 #국내 한 게임사에 근무 중인 A씨는 25일이후 줄곧 오후 4시에 퇴근했다. 지난 주 신작 출시 관련 업무가 많아 초과 근무를 했기 때문에, 주당 평균 40시간 근무를 맞추려면 이번주 근무 시간을 대폭 단축해야한다는 이유다. 출근도 오전 10시라서 이번주는 오후 4시부터 늦은 저녁까지 시간 여유가 많이 생겼다. 한동안 바빠서 참석하지 못했던 테니스 레슨을 집중적으로 받고, 중국어 공부를 시작하는 게 A씨의 이번 주 계획이다.

게임업계에 '워라밸(워크&라이프 밸런스) 시대'가 찾아왔다. 야근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개인 일정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시대다. 오전 10시에 출근해서 오후 4시에 퇴근하는 직원들 모습이 게임업계의 일상적 풍경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주 52시간 근무제)의 적용 대상인 300인 이상 게임사는 10여개사다. 그 중,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NHN엔터테인먼트·펄어비스·카카오게임즈 등 8개사가 개정안 준수를 위한 자체 근무 제도를 직원들에게 공개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의 게임사가 공통적으로 채택한 제도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다. 하루 중 일정 시간(코어타임)만 근무하면 그 외 시간대에선 직원 개인이 스스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게 했다.

업무 일정 상 불가피하게 야근을 하면, 추후에 초과 근무 시간만큼 출근을 늦추거나 퇴근을 앞당겨 평균 근무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맞추는 식이다. 여행이나 개인 취미생활 등 직원 개인 일정에 맞춰 월 초에 장시간 근무를 해 놓고 월 말에 기본 코어타임(평균 4시간)만 근무하는 식의 스케쥴 조정도 자유로워졌다.

게임사 특성상 신작 출시를 앞둔 개발 조직이나 글로벌 라이브 서비스를 해야하는 운영 조직은 야근 및 밤샘 근무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별도로 적용된다. 전날 늦은 밤까지 야근을 하면 다음날 오후에 출근한다거나, 밤샘 근무를 했을 경우 다음날 전체를 휴무로 돌리는 식이다. 그동안 신작 출시때마다 이른바 '크런치 모드' 등 업무 과중에 시달려왔던 게임사 직원들은 다음달부터 전면 도입될 '워라밸 시대'를 들뜬 마음으로 반기고 있다.

'3N'으로 불리는 게임업계 상위 3사(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는 출·퇴근 시간을 자유로이 조정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공통 도입함과 동시에 각 사별 보완제도를 추가로 마련했다.

넥슨은 '오프(OFF) 제도'를 고안했다. 특정 시점에서 월 기준 최대 근무시간에 근접했을 때, 출·퇴근 조정을 통한 시간 단축이 아니라 연차 소진과는 별도의 휴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하루 기준으로도 출근 후 근무시간이 8시반 30분을 넘어가면 알람이 울리도록 했다. 밤 10시 이후 야근은 부서장의 사전 승인 없이는 금지다. 직원 개인의 총 근무 시간을 정확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전용 관리 페이지도 운영할 계획이다.

넷마블은 '시간연차 제도'를 도입했다. 일 단위가 아니라 시간 단위로 연차를 쓸 수 있도록 한 것. 예를 들어, 개인적 사유로 코어타임(오전10시~오후4시) 중 오전 근무가 힘든 경우에 2시간의 시간 연차를 소진해 오후에 출근하는 식이다. 연차를 시간 단위로도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직원들의 시간 사용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취지다.

3N 이외에도 중견급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관련 제도가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채택하지 않고 '놀금 제도'라는 새로운 방식을 택했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일괄 휴무일로 지정한 것이다. 매일 점심시간도 기존 1시간에서 30분을 추가했다. 월요일엔 출근 시간을 30분 늦추고, 금요일 퇴근은 1시간 30분 당겼다.

펄어비스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에 더해 인력을 대폭 증원하는 방식으로 직원들의 워라밸을 보장했다. 27일 현재 기준 회사 직원 수는 지난 1월 대비 20% 늘었다. 7월 이후 새 제도를 운영하면서 근무 시간 추가 발생분이 파악되면 연말까지 인원 충원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그 밖에 NHN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 웹젠 등도 주당 기본 40시간 범위 내에서 자율 출·퇴근할 수 있는 제도를 공개, 내달 1일부터 전격 시행한다.

이번 개정안이 300인 이상 사업장에만 우선 적용됨에 따라 이같은 워라밸 제도의 혜택을 모든 게임사 직원이 누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게임업계에 만연해 있던 업무 과중 풍토가 대형 및 중견 게임사를 중심으로 달라진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대형사에서 문화가 정립되면 그 낙수효과가 중소형 게임사에도 궁극적으로 미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야근, 밤샘, 과로 등 단어들은 그동안 게임업계 근로자를 상징하는 단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계기로 업계 근로 문화가 달라진다면 궁극적으로 생산성 향상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wse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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