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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중의 세상 엿보기] CVID는 변할 수 없는 목표여야

트럼프 대통령 임기 전 해결 원하는 미국, 믿을 만 한가

  • 기사입력 : 2018년06월15일 07:50
  • 최종수정 : 2018년06월15일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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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석중 에디터 =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세계적인 비판 여론이 좀처럼 가라않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방한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 임기 전에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달성’이라는 희망 섞인 일정을 제시했다. CVID는 변하지 않는 목표라고도 했다. 이 말로도 세간의 의구심이 불식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만큼 센토사 합의문에 대한 실망감은 크다.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서 한발짝도 더 못나갔다거나, 과거에 비해 오히려 퇴보했다는 혹평까지 받았다.

회담 직전까지 CVID와 북한에 대한 ‘CVIG(체제보장)’가 일괄타결되고 종전 선언까지 나오지 않겠느냐는 낙관적 전망이 대세였던 것에 비하면 아무 알맹이도 없고, 구체적이지도 않은 ‘보잘 것 없는’ 합의문으로 평가해도 될 정도다.

북으로부터 아무 것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선뜻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을 약속함으로써 한미 동맹관계 마저 흔들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런데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합의문 발표 후 기자회견 내내 자신감 있는 어투로 성공적인 회담이었다고 강조했다. 빠른 시일 안에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도 했다. 이면합의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협상의 달인이라는 트럼프의 호언장담이 지켜질 지 두고 볼 일이다. 

◆ “CVID는 어디에?” VS “만남 자체가 성과” … 엇갈리는 평가

“김정은에게 당했다.” "그런 회담 왜 했나?” 4개항의 정상회담 합의문 문구가 알려진 직후 미국 CNN을 통해 전해진 미국 평론가들의 첫 반응이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지도자라기보다는 영업사원처럼 행동했다"며 "비핵화 시간표도,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위한 세부 사항도 없었다"고 평가절하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더 이상 양보는 없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의문의 여지 없이 싱가포르 회담은 김정은과 북한 정권의 승리였다"며 “(북한의 약속은) 정말 빈약하다"고 혹평했다.

당초 CVID가 명문화되고 2020년까지 북한의 비핵화 일정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는 점에서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다.

반면 첫 북미 정상회담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는 목소리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정상회담 직후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 응답자의 51%는 “트럼프 대북협상 잘했다”고 평가했다. “전쟁위험 낮췄다”는 평가도 39%에 달했다. 물론 공화당 지지자들의 ‘협상 잘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공화당 정치 컨설턴트인 프랭크 런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와 사진을 찍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큰일(big deal)"이라며 "시각적인 것이 말보다 10배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하지만, 거대한 목표를 향한 첫걸음 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희망의 끈을 놓기에는 너무 성급해 보인다.

◆ 트럼프식 ‘협상의 기술’ 이번에도 통할까?

자기가 가진 협상카드의 가치를 최대한으로 높이고, 상대방은 협상이 깨질 경우 큰 손해를 입는 것처럼 생각하게 만들어 반드시 협상을 성사시키는 게 트럼프의 ‘협상의 기술’이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식 협상의 기술이 통했을까?

우선 김 위원장을 ‘매우 영리하다(very smart)'고 추켜세웠다. 북한에 대한 예방전쟁과 갈수록 강화될 경제 제재문제를 의식해 협상테이블에 앉은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가 체제 보장의 유일한 수단이 될 것임을 이해했다’는 상황인식에 대해 ‘영리하다’고 평가한 듯 하다. 협상테이블에 붙잡아 두기 위한 수사로 보인다.

반면 ’멋지다(nice)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토 웜비어의 사망 등 북한의 인권문제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인권을 중시하는 미국의 가치를 무시한 채 ‘멋지다’는 표현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기자회견 일문일답을 통해 곳곳에서 드러난 트럼프의 가장 큰 원칙은 미국의 이익이고, 이해득실에 따른 계산이었다. 북한과의 협상에서도 중국과 일본, 남한에 대한 다중의 포석을 깔았다.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을 언급한 것은 중국을 판에 끌어들이려는 의도인 듯 하다. 중국이 요구한 쌍중단을 받아들인 만큼 상응하는 역할을 하라는 간접적인 비용 청구다.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자금 지원은 남한과 일본, 중국이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 진지한 협상 국면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발언의 이면에는, 상황이 변하면 언제든지 거둬들일 수 있다는 뜻을 안고 있다.

반면 주한 미군 철수는 때가 돼야 한다고 했다.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 조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남한과 일본의 불안감을 의식한 발언이다. 대신 비용 문제를 언급해 남한에 대한 압박은 빠뜨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경제 제재는 핵문제가 없을 때까지 유지한다고 했다. 제재 해제를 간절히 바라는 북한의 아킬레스건은 마지막까지 쥐고 있겠다는 의지로 믿고 싶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마칠 타이밍의 시급성을 알고 있을 것이며 주요 비핵화 조치가 앞으로 2년 반 내에 달성되길 희망한다고도 했다. 미국의 일방적인 희망사항인지, 북한과의 합의나 양해내용인 지는 아직은 모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CVIA(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장에서 빠져나가지 않을 정도의 내치용 명분을 준 대신 서서히 실리를 얻겠다는 전략이길 바란다.

이제 첫번째 회담을 했을 뿐이다. 갈 길은 멀다. 트럼프식 협상이 이번에도 성공하고 빠른 시간 안에 CVID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한반도에 'CVIP(평화)'가 올 수 있다.

julyn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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