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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주의 재무제표 X-RAY] '자산가치=시가총액' 퍼시스, 저평가 이유는

자산가치에 불과한 시가총액. 배당가치, 수익가치도 풍부'
오너 이익 위한 지배구조 변경이 리스크

  • 기사입력 : 2018년06월11일 13:48
  • 최종수정 : 2018년06월11일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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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민주 기자 = 주식 시장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 사무용 가구 1위 기업 퍼시스의 기업가치를 생각해보면 그렇다.

8일 현재 퍼시스의 시가총액(Market capitalization)은 3576억원이다. 시가총액이란 쉽게 말해 기업의 '매매 가격'을 의미하며, 내가 3576억원을 지불하면 퍼시스라는 기업을 통째로 매입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 시가총액(3576억원)에 이르는 보유자산 가치(3263억원)

그런데 올해 1분기 사업 보고서를 들여다보면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 가치만 해도 시가총액과 동일한 수준이다. 

우선, 이 회사는 현금성 자산 1610억원을 갖고 있다(이하 K-IFRS 별도 기준). 구체적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790억원과 단기금융자산 820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퍼시스의 현금성 자산 내역(단위 원, K-IFRS 별도) <자료=2018년1분기 퍼시스 사업보고서>

여기에다 이 회사는 매도가능금융자산 888억원을 갖고 있는데, 재무제표에는 비유동 자산으로 분류돼 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대부분 곧바로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퍼시스의 비유동매도가능금융자산 내역(단위 원) <자료=2018년1분기 퍼시스 사업보고서>

뿐만 아니다. 이 회사는 자사주 206만 8211주를 갖고 있는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644억원이고, 이와 별도로 투자부동산 121억원도 갖고 있다.

퍼시스의 자사주 내역(단위 주) <자료=2018년1분기 퍼시스 사업보고서>

지금까지 언급된 자산의 가치를 모두 합치면 3263억원데, 이는 이 회사의 시가총액 3576억원과 동일한 수준이다. 여기까지가 이 회사의 자산 가치이다.

◆ 배당가치, 수익가치는 '덤'  

이번에는 이 회사의 배당가치가 있다. 이 회사는 배댱금을 700원(2015년), 700원(2016년), 800원으로 꾸준하게 지급하고 있다. 내년 배당금을 800원으로 가정하고 시가 배당률을 계산해보면 2.6%가 나오는데, 이는 내가 이 회사 주식을 갖고 있으면 시중 은행 이자 정도는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퍼시스의 배당금 현황. 단위 원. 자료 : 2018년 1분기 퍼시스 분기 보고서

수익가치도 있다. 이 회사의 올해 예상 실적(매출액 2878억원, 영업이익 256억원, 당기순이익 269억원)을 기준으로 가치평가를 해보면 ROE(자기자본이익률) 7.0%, PER(주가수익배수) 11.9배, PBR(주가순자산배수) 0.75배로 저평가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이 회사가 문 닫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13.4%로 완전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으며, 사무용 가구 시장에서 1위(59%)를 기록하고 있다.

퍼시스 사무용 가구. <사진=퍼시스 홈페이지>

◆ 오너 이익 위한 지배구조 변경이 리스크

이렇게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돼 있는 배경에는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퍼시스그룹 계열사인 팀스는 또 다른 계열사 시디즈로부터 의자 제조 및 유통에 관한 영업권을 받았다.그런데 이것이 손동창 퍼시스 창업주의 아들 손태희 퍼시스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팀스는 적자 계열사였다. 2010년 12월 퍼시스에서 교육용 가구 부문을 인적 분할해 설립된 후 이듬해인 2011년 재상장됐다. 이후 팀스는 교육용 가구 공공조달 시장에 뛰어 들어 2012년 매출액 819억원을 기록했지만 2013년 위장중소기업으로 분류돼 공공조달 시장에서 퇴출돼 적자 기업으로 전락했다. 이런 팀스가 매출액 1400억원 규모의 시디즈 의자 사업을 양수하면서 단숨에 알짜 기업이 됐다. 시디즈의 의자사업을 양수한 팀스는 사명도 시디즈로 바꾼다. 사실상 껍데기만 남아있던 팀스는 사라지는 셈이다. 기존 시디즈는 퍼시스홀딩스로 지주사 역할을 맡는다.

팀스가 시디즈로부터 사업권을 양수하면서 손 부사장은 퍼시스 계열사인 일룸과 시디즈(팀스)를 모두 지배하게 됐다. 오너 이익을 위해 지배구조가 변경되는 리스크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시디즈는 퍼시스의 지분 30.76%을, 일룸은 팀스의 지분 40.58%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승계 리스크가 해소되면 퍼시스의 기업 가치는 주식 시장 참여자들이 현재 매겨놓은 3576억원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추정해볼 수 있다.


hankook6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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