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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놀이터 소음' 갈등..규제 없이 무조건 참아라?

봄철 야외활동 증가로 '놀이터(공원) 소음' 고개
주택가 및 아파트 단지내 놀이터 둘러싼 갈등 커

  • 기사입력 : 2018년05월16일 06:04
  • 최종수정 : 2018년05월16일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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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기온이 올라 야외활동이 늘면서 ‘놀이터(공원) 소음’으로 인한 갈등도 커지고 있다. 아침 일찍부터 한밤중까지 이어지는 아이들 소리에 힘들다는 글이 아파트 입주자 커뮤니티에 심심찮게 올라온다. 한 시민은 “겨우내 층간소음에 시달렸는데 날 풀리니 이번엔 놀이터 소음”이라며 “마땅한 규제가 없으니 참다가 병이 생길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귓속까지 파고드는 ‘돌고래 소리’

서울 양천구의 한 소규모 공원. 주택과 거리가 불과 1m 남짓이다. <사진=김세혁 기자>

서울 동작구에서 자취 중인 웹디자이너 A씨(35). 일의 특성상 야근이 많은 그는 주말 낮잠이 유일한 낙이었지만 최근 고민이 생겼다. 빌라 코앞 공원에서 하루 종일 이어지는 아이들 소음 때문이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 1월 이곳으로 이사한 A씨는 날이 풀리면서 매일 소음과 전쟁 중이다. 1층인 그의 집 창문과 공원 사이의 거리는 불과 1m. 실제 거실로 들어가자 창문을 닫아도 소음이 집안으로 뚫고 들어왔다. 실내인지 공원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다. 

A씨는 “왜 아이들 소음을 돌고래 소리라는지 여기 와서 알았다. 평일은 물론, 주말 아침부터 시작되는 소음에 수면부족에 걸렸다. 부모까지 나와 밤늦게 떠들 때는 정말 정신이 나간다”고 말했다.

아파트 놀이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놀이터에는 ‘일몰 이전’ 혹은 ‘저녁 8시까지’ 등 아이들 이용시간을 적은 팻말이 서있다. 당연히 주민들 사이에선 찬바람이 씽씽 분다. 행여나 아이들이 시간을 어기면 곧바로 경비실에 신고가 들어간다.

아이들 키우는 부모들도 할 말이 많다. 뛰고 놀라고 만든 놀이터인데 조금 시끄러운 게 무슨 문제냐는 것. 목동에 사는 주부 B씨는 “가뜩이나 미세먼지에 아이들 뛰놀 날도 많지 않은데 무조건 시끄럽다니 속상하다”고 억울해했다.

◆규제 없으니 갈등 더 증폭..주택가와 거리도 문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음에 시달리는 쪽도, 소음을 내는 쪽도 명확한 규제가 없다고 아쉬워한다. 층간소음처럼 법적으로 규제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보니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A씨는 “휴대폰 앱으로 재보니 해외 기준치를 훨씬 넘겼더라”며 “일본처럼 일정 수준이 넘으면 고소가 가능하다든지 명확한 규제나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씨도 “아무래도 기준이 마련되면 아이들에게 주의를 주기도 편하다. 결국 정부가 아이들 소음 문제에 손을 놓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놀이터 소음 해결은 선진국의 사례를 따라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남 피해주는 걸 꺼리는 일본이 대표적이다. 일본 역시 아이들이 내는 소리를 ‘측정에 따라 규제 가능한 소음’으로 규정하고 관련 조례를 만들어온 나라다. 2015년 도쿄도가 이 조례를 삭제할 당시 주민 반발이 엄청났다.

게다가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 놀이터나 공원을 짓기가 쉽지 않다. 지난 2013년 치바현청이 주택가 유치원 설립허가를 주민 민원에 따라 취소한 것이 대표적이다. 2008년에는 도쿄도 하치오지 재판소가 공원 분수대 인근에서 아이들이 떠들고 노는 것을 조례로 금지했다. 2014년 집계에 따르면 도쿄도 62개 지자체 중 42개 지자체에서 어린이 소음 민원이 발생했다. 

그래도 갈등의 폭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방음장치 등 극단적 대책이 동원된다. 놀이터 주변에 이중 방음벽을 설치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물론 비용이 들지만 일본에서는 최근 주민들이 어린이집이나 시와 협의해 방음벽 설치에 나서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starzoob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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