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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후원금 540억원, 후원자들은 왜 뒤로 숨을까?

정치후원금, '대가성'으로 보는 시선 많아
정치인과 금전관계 부담, 신분 숨긴채 후원

  • 기사입력 : 2018년03월19일 17:13
  • 최종수정 : 2018년03월19일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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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지현 기자] #지난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인의 SNS에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의 제목은 ‘돈 달라는 남자’ 였다. “추가 정치자금이 필요하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한 그는 의정활동에 들어간 비용을 상세히 공개했다. 여러 법안 발의 활동으로 인해 그 전 해에 받았던 후원금을 모두 썼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 덕분일까. 박 의원은 지난해 3억 4858만원의 후원금을 받으면서 가장 많은 후원금을 받은 의원에 이름을 올렸다.

정치 후원금은 정치 활동에만 쓰이도록 되어 있는 돈이다. 깨끗한 정치를 위한 돈이기도 하다. 의정활동에 드는 비용을 정당이나 정치인이 모두 조달하기 어려운 만큼, 후원금이 없으면 불법자금 수수나 특정인에 대한 자금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정치 발전을 위해 후원금은 꼭 필요한 돈이다.

그럼에도 박 의원처럼 ‘돈을 달라’고 하는 국회의원도 많지 않고, 후원금을 내는 사람들도 드러내놓고 주지 않는다. 특히 유명 기업인들은 자신의 직업까지 숨기며 후원금을 낸다.

19일 뉴스핌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정보공개 신청을 통해 입수한 '국회의원 후원금' 내역을 분석한 결과, 정치인들에게 후원금을 낸 대부분의 기업 대표나 임원들은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후원금을 냈다. 금융지주 사장이 '회사원'으로, 유명 증권사 대표가 '사무관리직'으로 신분을 숨기는 경우 등이었다.

뿐만 아니라 본인의 후원 사실이 알려지는 것에도 민감했다. 지난 16일 뉴스핌이 정치인 후원금을 분석한 기사를 내보내자 이름이 올라간 기업들에서는 ‘부담스럽다’는 식의 연락이 적지 않았다.

정치후원금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일단 정치 후원금을 아직도 ‘로비성’ 으로 보는 시선들이 많다.

지난 2010년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 간부들은 청원경찰 처우 개선 입법을 목적으로 여야 국회의원 38명에게 3억여원의 후원금을 건넸다. 이른바 ‘청목회 사건’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도 1년에 한 두 차례씩은 기업체 사장이 전 직원들에게 특정 의원에 대한 정치 후원을 종용한 사례들이 보도된다. 공공의 성격이 강하거나 정치인들과 연관이 깊은 기업들이 직원들을 동원해 거액의 정치자금을 후원하는 행태가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또 정치인들과 금전 관계로 엮이는데 대한 부담감이 함께 작용한다. 특히 자신의 사업과 이해관계가 있는 정치인에게 후원한 경우는 더욱 그렇다.

뉴스핌의 16일 보도 이후 연락이 왔던 한 기업체 대표는 “해당 의원이 우리 기업의 사업과 연관된 일을 했기 때문에 후원을 한 것은 아니고, 관련 상임위이기 때문에 후원을 한 것”이라면서 적극적으로 해명하기도 했다.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은 “후원금 한도를 1인당 500만원으로 정해놨기 때문에 기업 대표의 후원이 '로비성'이라고 지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다만 기업인들도 공개적으로 정치 후원금을 내는 것에는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청목회 사건 등으로 인해 정치 후원금을 ‘로비성’이라고 보는 시선도 많은데다, 정치에 대한 시선들도 아주 좋지는 않기 때문에 정치인과 금전관계로 엮이는 것에도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지난해 국회의원 299명의 정치후원금 총액은 540억 9749만원으로, 국회의원 1인당 1억 8092만원으로 집계됐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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