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6·18일 사흘간 24시간 진행
[뉴스핌=김범준 기자] 중앙대학교 교수들이 김창수 총장의 연임을 규탄하며 15일 오전 11시부터 중앙대 본관에서 항의 농성에 돌입했다.
중앙대 교수협의회는 "박용현 이사장은 교수들의 93%가 김 총장에 대해 불신임한다는 투표 결과를 깔아뭉개고 총장직에 재지명 했다"면서 "안하무인의 '재벌갑질'식 폭거를 그대로 방관해서는 중앙대의 미래가 없다는 확신을 갖고 교협은 항의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농성은 성명서와 동료 교수들을 향한 호소문 낭독을 시작으로,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와 재학생들의 지지 발언이 이어졌다.
방효원 중앙대 교수협의회장(의대 교수)는 본관 현관 앞에서 삭발식을 거행하고 향후 항의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방효원(가운데 앞) 중앙대학교 교수협의회장이 15일 오전 중앙대 본관 앞에서 삭발식을 거행하고 있다. [사중앙대학교 교수협의회 제공] |
이날 본부 3층에서 시작된 중앙대 교수들의 항의 농성은 다음 주 월요일인 18일까지(17일 일요일 제외) 사흘간 이어질 예정이다.
경찰의 '물대포'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고(故) 백남기 씨에 대한 명예졸업식이 열리는 16일 오후에는 대학원 건물 앞으로 장소를 옮겨 방문 동문들에게 호소하는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교협 관계자는 "기간 내 24시간 농성할 계획이지만, 교수들의 건강 상태를 봐서 시간은 조정될 것"이라면서 "농성 기간이 마무리 되는 18일 오후 교수회의를 개최해 법인 퇴진 운동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교협은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교협에 가입한 교수들을 대상으로 김 총장 불신임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투표대상 교수 821명 중 495명(60.3%)이 참여했고, 그 중 380명(76.8%)이 김 총장에 대해 불신임 의사를 표명했다.
교협은 김 총장의 불신임 근거로 영국의 대학평가 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 조작 사태에 대한 책임을 들었다.
학내 기획처 소속 대학평가 담당자가 QS 평가지표 중 하나인 '졸업생 평판도' 설문 항문을 임의로 작성해 제출한 사실이 들통나면서, 지난 6월8일 발표된 'QS 세계 대학평가'에서 제외된 바 있다.
또 경기 광명시 대학병원을 새롭게 건립하면서 학교의 누적 부채가 1000억원대 규모로 늘어나게 된 것 역시 불신임 근거로 꼽혔다.
김창수 중앙대학교 총장. [중앙대학교 제공] |
일각에서는 이번 투표가 교협에 회비를 납부하는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하지 않아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전체 교원 1078명을 기준으로 하면, 김 총장의 불신임에 찬성(380명)한 비율은 약 35.3%에 그치기 때문이다.
중앙대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내년 2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 총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임기는 2020년 2월까지다.
김 총장은 기획관리본부장, 경영경제계열 부총장, 행정부총장을 거쳐 지난해 3월부터 제15대 중앙대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