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부산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에 걸린 사실을 숨기고 남성들과 성매매를 하다 경찰에 구속된 26세 여성 A씨가 7년전인 10대 시절부터 감염 사실을 숨기고 성매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성매매를 한 남성이 3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부산시에 따르면 A씨가 에이즈 감염 사실이 확인돼 관리대상에 오른 시기는 지난 2010년이다. 당시 A씨는 19세로 정신병원에 입원치료 중 알게 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과 성관계를 한 뒤 에이즈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2월 자궁에 물혹이 생겨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부산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에이즈 보균 사실을 통보받았다.
당시 A씨는 집을 나와 친구 집이나 찜질방을 전전했고 돈이 필요해지자 성매매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그해 9월 경찰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남성들을 모텔 등으로 유인, 에이즈 보균 사실을 숨기고 한 차례당 5만~10만원을 받고 성매매한 혐의로 A양을 불구속 입건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 채팅 내역을 분석한 경찰은 20여명의 남성이 A씨와 성관계를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 성관계한 것으로 확인된 남성 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자료=성일종 의원실> |
7년이 지나서도 A씨는 '랜덤채팅' 앱을 통해 조건만남을 원하는 남성과 지난 8월 14일 만나 부산 동래구의 한 모텔에서 성관계를 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 조사결과 A씨와 동거 중인 남자친구 B(28)씨는 A씨가 에이즈 감염자라는 사실을 알고도 성매매를 말리기는커녕 성매매를 알선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경찰은 A씨의 전과기록을 확인하다가 A씨가 에이즈 감염자라는 것을 확인하고 성매수 남성 10여명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A씨의 통화내용을 모두 뽑아 성매수남을 찾고 있다. 그러나 성매매를 한 날짜가 정확하지 않아 4개월간 통화기록에 있는 모든 사람을 조사해봐야 해서 성매수남을 찾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A씨처럼 10대때 성매매를 하다가 에이즈에 걸리는 사례가 적지 않아 에이즈 예방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에이즈 감염자가 온라인 채팅을 하면서 성관계를 조건으로 만난 남성으로부터 돈을 받고 성매매를 하고 있었는데도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보건당국이 전혀 이를 알 수 없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HIV 보균자·에이즈 환자 수는 1만1439명으로, 지난해 신규 HIV 보균자·에이즈 신고자 수는 1199명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10대 청소년도 36명(3%)이나 포함됐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