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정부규제 발언 "기업가치 하락"...라인 부진도 '심각'
6개 증권사 목표가 9~25% '하향 조정'
[뉴스핌=김지완 기자] 작년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에서 '라인(LINE)' 메신저가 등장할 때만 해도 그 누구도 네이버의 성장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영화 속 라인의 등장은 한국의 카카오톡만큼이나 일본인의 생활속을 파고들었다.
영화 '너의 이름은' 화면 중 <배급사=메가박스 플러스엠> |
이미 국내 투자자들 상당수가 카카오를 통해 게임, 택시, 대리운전, 간편결제, 인터넷은행, 쇼핑 등 SNS의 파급력을 충분히 경험한터라 '라인'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때 보다 높았다. 더욱이 경제규모가 한국의 4배정도 되는 일본 SNS 시장을 장악했다는 점이 부각됐다.
네이버 측은 "일본의 라인 유저수는 6800만명 이상으로 이는 일본 스마트폰 이용자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2위가 의미가 없는 메신저 시장내 확고부동한 1위"라는 말로 라인의 일본내 위상을 전했다.
하지만 최근 라인의 최대주주(지분 79.76%) 네이버가 흔들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후 각종 규제 발언이 쏟아져 나온탓이다. 지난달말부터 일주일새 6개 증권사는 네이버 목표가를 줄줄이 낮췄다. 여기에 일본 라인의 부진도 발목을 잡는 상황이다.
8월31일부터 현재까지 목표가를 내린 증권사는 신영증권, KTB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이 기간 목표가 하향폭은 적게는 9%에서 최대 25%다.
◆ 문재인정부 계속되는 '네이버 때리기'...증권가 "기업가치 하락 지속" 우려
이 같은 기류는 문재인정부 출범후 소위 '네이버 때리기'가 이어지면서 확산됐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관련한 규제와 이로 인한 신규사업 투자 제한 우려 등으로 기업가치 하락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지난달 9일 방송통신위원장은 "네이버 등 포털은 이제 대규모 사업자가 됐다고 판단되며, 대규모 사업자로서 사회적 의무나 책임이 따른다. 개정을 통해 포털이 사회적 의무를 다할 수 있는 환경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언급, 하반기 포털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를 1인총수가 지배하는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며, 이해진 전의장 본인과 6촌 이내 친인척이 지배하는 회사의 내부 거래 명세에 대한 공시의무를 부과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8일 네이버 간편결제서비스인 '네이버페이'(N페이)의 법 위반 소지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네이버에 대한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
이에 앞서 증권가는 네이버페이 출시 후 전자상거래에서 성공적으로 영역을 넓혔다는 분석과 함께 네이버페이 거래액 증가로 3분기 쇼핑 관련 수수료 매출 성장은 48%에 달할 것으로 전망을 내놓은 터라 정부의 부정적 발언 여파는 상당했다.
◆ "라인, 2015년 4분기 이후 실적 정체...부진심각"
성장의 핵심으로 지목받는 라인 부진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 역시 상황은 녹록치 않다"면서 "스티커 매출이 포함된 커뮤니케이션 부분 매출은 2015년 3분기 이래 분기 700~800억원 내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 라인 게임 매출은 감소세"라고 진단했다.
이어 "스티커 게임 매출 부진과 늘어나는 비용 부담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최근 일본에 상장된 '라인' 주가 역시 3800엔~4000엔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인의 성장 정체 속에 네이버 영업이익도 제자리 걸음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 네이버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이후 5분기 연속 2800억원대를 기록하면서 정체기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목표주가는 110만원에서 95만원으로 내렸다.
성장성도 시장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성장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지난해 분기 평균 23.8% 수준이었던 네이버이 전년 동기 매출성장률은 올해 1분기 15.5%로 낮아진데 이어 2분기에는 14.4%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며 R&D 비용이 급증하는 것도 주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R&D 비용은 ▲2015년 8660억원 ▲2016년 1조100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에만 1조3330억원 기록했다.
정호윤 연구원은 "미래성장을 위한 비용증가가 크게 일어나는 상황이다. R &D 비용증가가 미래 실적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R&D 비용에 대한 가치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기에는 상당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당초 R&D 비용에 부여한 멀티플을 10배에서 5배로 하향 조정한다"고 목표가 하향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