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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아이캔스피크' 이제훈 "반일 배우? 할 건 해야죠"

  • 기사입력 : 2017년09월15일 09:00
  • 최종수정 : 2017년09월19일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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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주연 기자] 대화를 나누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있다. 훈훈한 비주얼 때문도, 뛰어난 언변 때문도 아니다.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는, 어떻게든 묻어 나오는 따스함 때문이다. 배우 이제훈(33)이 그렇다.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상대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 그가 자신과 꼭 닮은 따뜻한 영화 ‘아이캔스피크’를 들고 극장가를 찾았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아이캔스피크’는 지난 2007년 미 하원의회 공개 청문회를 통해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이 통과된 실제 사건을 재조명한 작품이다. 민원 건수만 8000건,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 옥분(나문희)와 오직 원칙과 절차가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 상극의 두 사람이 영어로 엮이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저도 아무것도 모르고 책을 폈어요. 티격태격하다 영어로 가까워지고 헤어진 동생을 만나는 이야기라고 예상했죠. 그러다 후반부 옥분의 사연을 보고 정말 놀랐어요. 책을 덮을 때는 ‘따뜻하다.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했고요. 그러면서도 남겨진 분들을 보듬어 주고 위로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의문이 컸죠. 영화를 만든다고 끝은 아니니까요. 근데 감독님과 영화를 공동 제작하는 명필름 심재명 대표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어요. ‘나만 진심으로 한다면, 이분들은 이걸 왜곡하거나 자극적으로 어필하지 않겠구나’하고. 그래서 용기를 냈죠.”

이제훈의 출연에 힘을 실어준 또 다른 이유는 나문희였다. 시나리오를 열 때부터 덮는 순간까지 “옥분은 나문희”라고 생각했던 그는 나문희 캐스팅 소식에 크게 안도했다. 워낙 대선배인지라 기대만큼 걱정도 됐지만, 그건 정말 기우일 뿐이었다. 나문희와의 주고받는 대사, 호흡은 이제훈을 그냥 민재로 만들었다.

“정말 뭘 할 필요가 없었어요. 선생님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움직였죠. 저절로 뭔가가 나오더라고요. 그게 신기했어요. 연기적인 계산도 계획도 필요 없었죠. 진실된 감정을 교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어요. 연기 외적으로도 많은 걸 배웠어요. 선생님이 정이 정말 많으세요.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뭐든 당연하게 베푸시죠. 그걸 보면서 ‘나도 저래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정말 모든 게 즐거웠어요. 선생님과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고 좋은 말씀도 많이 듣고. 막내아들처럼 계속 어리광부리고 싶더라고요(웃음).”

자연스럽게 민재가 되면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마음에도 조금 더 가깝게 닿을 수 있었다. 그동안 더 깊이 헤아리지 못해, 더 많이 알지 못해 죄송한 날들이 이어졌다. 아팠지만, 그조차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고사 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께) 인사를 드렸어요. 부끄럽지만 그전에는 교과서적으로 배우고 막연히 사회적 이슈가 되는 부분만 알고 있었죠. 근데 이걸 하면서 감정 이입이 많이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제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인식이 부족한지 알게 됐죠.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숙제, 역사를 이제 젊은이들이 알고 지켜나가야 해요.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서 남겨지신 분들에 따뜻한 손길을 보내고 애써야 하죠. 영화가 다큐멘터리는 아니지만, 그 이야기는 분명히 해요. 영화로 하여금 위안부 문제에 진심 어린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다 옮겨적지는 않았지만, 제법 오래 그는 이 문제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래서 더더욱 그의 전작 ‘박열’(2017)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청년부터 위안부 이야기까지. 원래가 소신 있고 생각이 반듯한 사람이라지만, 연달아 이런 작품을 선택했다는 것이 어떤 변화를 의미하는 건 아닐까 궁금했다.

“영화적 재미, 장르적 쾌감을 주는 작품을 선택해 왔어요. 그러다 ‘박열’을 하면서 그 이상의 감정을 알게 됐죠. 그게 이번 선택에 영향을 미쳤고요. 물론 매번 메시지를 주는 작품만 선택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연기로 참여하고 싶어요. 당장의 흥행, 성과도 중요하지만, 훗날 가치 있는 작품으로 남길 바라죠. 반일 배우요?(웃음) 저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어요. 다만 첫 번째는 전 대한민국 배우라는 거죠. 그러니 할 건 해야 하고요.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죠. 인식이 부족하면 알려주고 설득하고 소통하고 화해하고 싶어요.”

이제훈의 차기작은 미정이다. 최근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달려왔던 만큼 쉬면서 충전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물론 온통 연기, 영화로 가득 찬 그가 언제 이 계획을 틀어버릴지 모르지만.

“홍보 외에는 아직 계획된 게 없어서 ‘쉬는 건가?’하고 있어요(웃음). 지금까지 작품을 연달아서 했잖아요. 그래서 매번 끝날 때마다 ‘쉬어야지’ 했거든요. 물론 그때마다 좋은 작품을 계속 만나서 못 쉬었지만요. 근데 좋은 작품을 만나면 오히려 에너지를 얻어서 연기하고 싶은 생각도 커요. 쉴 때 하고 싶은 거요? 영화! 전 영화 보는 시간이 제일 행복한데 1년 동안 너무 바빠서 극장을 못 갔어요. 놓친 작품이 너무 많죠. 그래서 빨리 취합해서 IPTV로 보려고요. 또 개봉하는 재밌는 영화도 많아서 관객으로 극장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어요.”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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