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겔 "법인세 인하 통과되면 다우 2만4000 간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말 그대로 조용한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지수가 올들어 33차례에 걸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2만2000선을 뚫고 오른 한편 시장 변동성은 바닥권으로 떨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사진=AP/뉴시스> |
아울러 S&P500 지수가 5% 이상의 조정을 받은 것은 2016년 6월26일이 마지막이었다. 1996년 5월 이후 최장기간에 걸쳐 조정 없는 주가 흐름을 유지한 셈이다.
다우존스 지수는 장기 강세장이 시작된 2009년 3월 이후 세 배 이상 뛰었다. 뉴욕증시의 브레이크 없는 상승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5가지 배경을 제시했다.
우선 대형주를 중심으로 미국 기업들의 탄탄한 펀더멘털이다. 2분기 기업 실적 시즌에서 확인된 것처럼 미국 기업의 수익성이 에너지 섹터에 국한되지 않고 주요 산업 전반에 걸쳐 개선됐다.
첨단 IT 섹터를 대표하는 애플부터 제조업체 캐터필러까지 실적 호조를 이뤘고, 이는 투자자들에게 매수 근거를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경제 성장도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스마트폰 업체 애플과 패스트 푸드 업체 맥도날드, 항공기 업체 보잉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은 해외 매출에 크게 의존하며, 글로벌 경기 회복은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과 주가에 커다란 호재다.
아울러 달러화 약세도 해외 소비자들의 미국 제품 구매력을 높여 수출 기업의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경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을 부추기지 않는 제한적인 성장을 이루는 상황도 뉴욕증시에 상승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WSJ은 판단했다.
다만,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장이 꺾이거나 연준의 금리인상을 재촉할 만큼 속도를 높여 주가에 부담을 가할 것이라는 얘기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투자 자금 유입도 밸류에이션 과열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가가 오르는 배경에 해당한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6월 말까지 미국 주가 지수 관련 ETF로 유입된 자금이 1286억달러에 달했다. 반면 액티브형 펀드에서는 같은 기간 990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인덱스 펀드의 꾸준한 자금 유입이 주가 저항력을 높였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자금 흐름은 대체 투자가 지극히 제한적인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의 초저금리로 인해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이 좁다는 것. 인플레이션이 뚜렷한 반등 신호를 보이지 않을 경우 금리 역시 의미 있는 반등을 보이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한편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로 꼽히는 제러미 시겔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스쿨 교수는 3일 CNBC와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 인하 안을 통과시킬 경우 다우존스 지수가 2만400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