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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 단상] 책과 문명

기사입력 : 2017년07월28일 11:27

최종수정 : 2017년07월28일 11:27

일상에 흔히 보이는 것들로 뫼비우스적, 그 이상의 상상 여행을 하려 한다. 주변의 사물들엔 저마다 독특한 내력이 숨어 있고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보석이 되기도 하고 나침판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출발한 여행의 과정에 어떤 빛깔의 풍경이 나타날지, 그 끝이 어디까지 다다를지 필자 자신도 설레인다. 인문학의 시대라고 하는데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메타적 성찰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사물과 풍경, 시대와 인문을 두루 관통하면서 색다르면서도 유익한 여행을 떠나려 한다.

 

여명으로부터 일정 시간이 지나 소위 차축 시대가 열리면서 마치 하나의 긴 띠를 이루듯 고전과 경전들이 나타난다. 경전이 고전에 포함되지만 그 둘의 의미가 어떻게 다를까.

고전: 예전에 쓰인 작품으로, 시대를 뛰어넘어 변함없이 읽을만한 가치를 지니는 것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
경전: 세계 여러 종교의 존중을 받는 본문이나 거룩한 문서

다음 사전엔 이렇게 나온다. 고전과 달리 경전은 종교 내지 그에 버금하는 가치를 띤 것으로 되어 있다.
일리어드와 함께 서양 고전의 시작이라고 여겨지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는 놀라운 책이다. 현대 문학이라고 해도 손색 없는 문장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선박, 술잔, 악기 등등 당시의 물건들만 해도 그리스 문명이 출발되는 무렵에 놀랍도록 발전된 모습을 보인다. 오디세이아는 서구 문명에서 이천년 이상 찬양되고 연구되어 왔기에 그 해석들도 깊고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경전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삼백 년 정도 앞서 쓰여진 주역과 비교하면 느껴질 수 있다.
주역에선 중천건이라고 해서 하늘 천(天) 괘가 첫 괘로 나온다. 오디세이아에도 하늘이 제법 나온다. 그러나 그것은 제우스 신이 다스린다는 둥 주역의 하늘 천 괘처럼 하늘의 이치나 원리까지 심오하게 파고 들어가지 못한다. 경전 아닌 고전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러면 주역에서 말하는 하늘이 하늘을 온전히 담았다고 할 수 있는가. 현대 과학에 와서야 밝혀지는 하늘 곧 우주론에 비춰 볼 때 나이브하지 않은가. 과학과 철학에 두루 통한 사람이 볼 때면 그런 면도 있으리라고 보인다. 우주 배경 복사를 발견해 빅뱅의 흔적을 잡아내고 암흑 에너지 등 우주의 깊은 비밀들이 밝혀져가는 판에 양효 여섯 개의 상호작용으로 하늘을 설명하고 그것이 나머지 63개의 괘와 또 상호작용을 해 또다른 비밀들을 본다는 주역이 그런 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역은 그러함에도 우주의 원리를 이치적으로 밝히기에 현대 과학이 아무리 발전하고 나름의 원리를 밝혀내도 못 미치는 근본 원리를 품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즉 과학이 아무리 발전한다해도 경외할만한 구석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주역이 과학에 미달되는 면이 있다고 한다면 과학 역시 주역에 미달되는 면이 있는 것이다. 주역이 경전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면 경전의 있고 없음이 동양과 서양의 문명의 궤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있을까.
동양 먼저 이야기하자면 일찍부터 훌륭한 가이드가 있는 셈이다. 하늘과 땅, 삼라만상에 대해 경지에 이른 담론이 풍성하게 되어 있다. 처음부터 완벽한 것은 아니고 미미하게 시작해서 올라간 것이지만. 다 알았는데 무엇을 더 안단 말인가. 세상과 우주가 환히 보이는데 무엇을 더 연구하며 꿈꾼단 말인가. 주역이 쓰여진 후 몇 백년이 지나 태어난 공자도 주역에 경탄을 했다.
이런 가이드 내지 코어(Core)가 없는 서양은 거칠게 말하자면 고아라고 할 수도 있겠다. 물론 동양의 입장에서 본 것이라 선입견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의미는 있기에 그렇게 보자면 서양은 우주의 이치 같은 것을 알 길 없는 막막함 속에서 무엇을 어찌 할 바 모를 의식이 고독하게 자랐을 것 같다.
호메로스의 작품들을 뒤져도 하늘과 땅, 마음을 근본적으로 꿰뚫는 근원적인 힘은 느껴지지 않는다. 플라톤의 저서들엔 물론 깊은 철학이 담겨 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가 인간 철학을 한 것에서 알 수 있듯 그 외에 하늘과 땅, 우주에 대한 가슴 저린 현묘지도까진 느껴지지 않는다.
부연하자면 서양 철학의 시작에 이오니아 학파가 있다. 그리스 본토 아닌 소아시아 즉 지금의 터키에서 형성된 그것은 자연 철학이라고 불린다. 그것의 영향을 받아 그리스 본토에서 출현한 소크라테스의 철학은 인간 철학이라고 불린다. 다시 말하면 동양에서 자연 즉 하늘과 땅과 그 안의 인간과 사물까지 총체적으로 성찰되어 심오한 형이상학이 빚어지는 반면 서양 철학의 시초에 자연과 인간은 한 덩어리로 탐구되지 않는다. 자연에서 인간으로 옮겨졌을 뿐이다.
서양의 이런 분리는 소크라테스의 제자인 플라톤, 그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에 이어 현대 철학까지 거의 면면히 이어지는 바 크다. 그런 점은 헤브라이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일원론이라 함직한 예수의 말씀은 그리스 문화권의 바울에서부터 이분법화 되는 경향이 보인다. 서양 문명의 바닥에 깔린 이런 이분법은 서양 문명의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경향이 크다. 이분법적 체계는 본질적으로 마음의 심연을 완전히 채우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에 서양이 태생적으로 지니게 된 고아 의식, 깊은 갈증과 고독이 해소되진 않을 성 싶다.
이처럼 서양 문명 자체가 마치 오디세우스처럼 길고 험한 방황 속에 놓여 있어 보인다. 스토리 빌딩이라고 내가 임의로 이름붙인 바 괴이하면서도 이론들로 정립되는 사태는 그런 고독 속에 부여잡은 밧줄 하나를 죽어라고 부둥켜안은 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
서양이 이룩한 과학은 이러한 치열성의 결과물일 것이다. 물론 그것만이 이유는 아닐 것이다. 어찌 그렇겠는가. 그러한 결여 외에 축적들이 있었다. 고대 이집트의 기하학이나 수학, 그리스의 기하학과 수학, 호기심에 따른 아르키메데스의 원리 같은 자산들이 축적되어 있었다. 유럽은 자기 문명 바깥의 그런 것들을 외면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자기들의 문명을 이루는 자양분으로 삼았다. 가이드 없는 처절한 치열성은 그런 축적을 다양한 형태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촉진제였을 것이다. 알파벳이라는 언어의 논리성, 사고 자체의 합리성 등등 촉발 요인들이 많을 것이다. 출발이 뒤늦은 서양이 그런 내적, 외적 영향들로 빼어난 결과물들을 만들어나갈 때 동양은 일찍부터 애어른 같은 면이 있어서 과학 정신이 서양처럼 치열하게 박히진 않았다. 물론 상대적인 이야기고 동양에서도 나름의 놀라운 과학이 있지만 말이다.

정리해 보자. 서양은 가이드 내지 코어라고 은유될 주역 같은 경전이 없기에 황량한 벌판에서 방황하며 주어진 축적물을 바탕으로 샅샅이 쪼개고 분석하고 암중모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물론 동양이라는 외부적인 시각이고 결과적인 추론이다. 그럼에도 서양 문명의 중요한 특색이 드러난다고 보이기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고아 의식과 닮았을 그런 처절한 치열성과 실험 정신이 과학에 날개를 달아줬을 것이다. 게다가 유럽 지역이 각개난립으로 분열되고 기후나 문화적으로 다채로와 충돌과 경쟁 양상이 심해 과학은 그 속에서 질적으로 거듭났을 것이다. 더욱이 아랍과의 관계, 서역, 중국, 인도를 포함한 동양, 남미 등 기타 대륙들의 영향 내지 상호작용도 그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과학을 비롯해 각종의 사상과 제도들 가령 계몽주의, 자유주의,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복지국가. 사회민주주의 등등 다채로운 과실들도 이런 맥락 속에 빚어졌다. 이에 비해 동양은 단순히 말하자면 가이드 내지 코어가 주어졌기에 그것만 가지고 탱자탱자한 세월이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물론 그런 잣대로만 볼 수 없는 복잡성과 특수성이 동양 문명의 곳곳에 담겨 있겠지만 말이다.
산업화, 제국주의와 식민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등등의 이데올로기들 간의 경쟁, 신자유주의의 기승으로 인한 글로벌화, 극우주의와 새로운 실험정치 등등으로 인해 현재 동양과 서양은 서로 범벅되어 하나인듯한 세계를 이루고 있다. 서양 문명으로 인한 혜택도 상당하지만 그 그늘로서 인권, 환경, 빈부격차, 에너지, 테러리즘, 폭력 등등으로 얼룩져 있음도 상식이다. 서양 문명 측에서 숱한 모색들이 나오지만 뚜렷한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동양 문명 측에선 경전의 문명답게 정신적이고 영혼적인 것들은 제공하지만 그 경전들이 기원 전의 차축 시대의 문제점들에 대한 솔루션이니만큼 현재의 세계적 모순에 적절한 방안으로선 미흡한 면이 있다. 과학과 테크놀로지는 아무리 발전해도 그 출발이 우주의 근원에 대한 결여로 본다면 그 근원에 이르기가 쉽진 않은 한계를 지닐 수 있다. 동양의 경전은 기원 전의 차축 시대 이후 특히 과학의 발전 덕에 특이하게 두터워진 현 문명의 모순 해결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우리의 현대 문명이 직면하고 있는 본질인 듯하다.
고전이든 경전이든 책에 속한다. 책의 성질만이 향후의 문명들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하기는 무리라고 한다면 적어도 강렬한 영향을 끼쳤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차축 시대 이후 현대 문명까지를 이처럼 책과 문명이라는 조명으로 비춰보는 것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면 현대 문명이 당면한 제반 문제 역시 책들의 특징들과, 한계가 있다면 그 점들을 면밀히 파고드는 것에서도 혜안들이 나올 수 있을 듯하다.

이명훈(소설 ‘작약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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