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에 금리 조정하기는 어려워
수정경제전망치도 1월 발표 수치 유지할 듯
[뉴스핌=김은빈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기준금리(현 1.25%)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준금리와 함께 이날 발표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월 전망치(2.5%)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물가상승률은 최근 상승 속도를 고려해 상향조정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금리동결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이번 금통위가 탄핵과 대선 사이에 있는 유일한 금통위라는 게 하나의 이유다.
김상훈 KB증권 수석연구원은 “다음 달 대선 이후 새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나오기 전에는 금리정책을 움직일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1300조원을 넘긴 가계부채 문제와 미 금리인상, 중국의 ‘사드보복’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을 비롯한 인상요인은 존재하나, 국내 경기회복세가 미진한 상태”라면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는 있지만 수출과 경제순환 사이의 연결고리가 악화됐기 때문에 현재의 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기준금리 동결이 확실시되는 만큼 금통위 직후 발표될 수정경제전망이 관심을 사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속적으로 하향조정해왔던 해외투자은행(IB)들이 3월 말 상향조정하고 있어, 한은에도 시선이 몰리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 10개의 해외IB들이 내놓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말 평균 2.5%였다. 이는 2월 말보다 0.1%포인트 오른 수치다. 해외 IB들의 상향조정 배경에는 수출 호조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 석유화학 분야의 호황에 힘입어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채권시장 전문가들도 한은이 1월 전망치(2.5%)를 하향조정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와 석유화학에 국한됐다고는 해도 수출이 견고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소매판매도 전월대비 올라간 만큼 내수 부진도 우려보다는 조금 더 개선된 기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상향조정의 가능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외여건이 그리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심리지표가 좋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환율보고서나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 등 하방리스크도 공존하고 있는 것 같다”며 “1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는 소폭 상향조정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김상훈 KB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의 3개월 물가치가 올라와있는 상태라, 지난달 전망치에 비해 0.1%포인트 정도 오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최근 3개월 물가상승률이 ▲1월 2.0% ▲2월 1.9% ▲3월 2.2%였다. 지난 1월에 발표했던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8%였다.
한편, 이주열 한은 총재의 코멘트에 주목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는 한은이 전망했던 수출규모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가격효과가 끝난 뒤 향후 수출경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도 관심을 모으는 부분”이라고 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