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자녀의 은어·줄임말 모르는 부모
“그런말 쓰지마!” 화내는 엄마와 대화단절
“엄마는 그런 것도 모르면서” 자녀는 방콕
그들만의 언어로 대화하며 공감, 어떨까?
[뉴스핌=김규희 기자] 부모와 자식 간 대화가 많이 줄어들었다. 10대들은 점점 자신들만 이해할 수 있는 은어를 사용하는 빈도가 늘었고, 어른들은 새로 생긴 신조어를 따라가기 벅차다.
아이와 대화하고 싶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싶은데, 듣다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다. 대화 도중 고답이, 낄끼빠빠, 비담 같은 단어를 묻다보면, 귀찮해 하는 아이는 어느새 자리를 피한다. 내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10대들이 자주 쓰는 용어를 알아두는 것도 필요하다.
10대들이 자주 사용하는 용어들을 익힌 뒤 한걸음 다가가면, 아이들도 또래와 쓰던 표현을 부모가 쓰는 것을 신기해하며 반긴다. 부모의 노력을 알아주는 것이다.
무분별한 신조어와 무차별적인 줄임말, 맞춤법에 어긋난 표현 등 아이들 언어습관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대화를 나눠보자. 중요한건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하는 대화가 아닐까 싶다.
게티이미지뱅크 |
‘갓’
‘신’을 뜻하는 영어단어 God을 접두사화 해 붙여 쓴다. 특정 분야에 뛰어난 인물이나, 존경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다. 연예인, 운동선수에서부터 주변 사람들까지 주로 칭찬할 때 사용한다.
예) 이번 시험 어려웠는데 그걸 다 맞았어? 역시 갓민수네(이름이 민수일 경우)
‘인생’
인생에 단 한 번밖에 안 나올 정도로 최고 잘 된 것을 뜻하는 단어로 접두사화 해 여러 단어에 붙여쓴다.
예) 어제 게임 완전 역전승했잖아. 인생경기였다니까?
‘짤’
과거 짤림방지 사진으로 통하다 최근에는 사진 등 ‘이미지’를 일컫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게시판에 맞지 않는 소모성 글을 운영자가 삭제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게시판과 관련된 사진을 올린 것이 계기가 됐다.
예) 이 짤은 뭔데 이렇게 웃겨? / 너 증사(증명사진) 완전 인생짤이다
‘프사’
어느 정도 유명해진 신조어다. 프로필 사진을 뜻하며 사람들이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메신저나 SNS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이미지를 올려둔 것을 일컫는다. 보통 셀카(자신이 찍은 본인 사진)를 걸어두지만 연예인이나 귀여운 동물, 풍경사진 등을 올리기도 한다.
예) 너 프사 바뀌었네, 어디서 찍은거야?
‘낄끼빠빠’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라는 줄임말이다. 분위기 파악하지 못하고 눈치 없이 행동하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예) 걔는 완전 낄끼빠빠를 모르네. 우리딸 힘들었겠다.
‘세젤예’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는 줄임말이다. ‘세젤’ 뒤에 귀엽다의 ‘귀’를 붙여 ‘세상에서 제일 귀엽다’고 쓰기도 한다. 아이와 대화 중간에 ‘세젤예’라고 불러주면 효과가 커진다. 상황에 맞지 않는데 억지로 하다간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예) 우리딸 새옷 입으니까 완전 세젤예네~
‘지린다’, ‘오진다’
지린다는 오줌을 지릴만큼 훌륭하다, 뛰어나다는 뜻이다. ‘오진다’는 오달지다의 잘못된 표현으로 마음에 흡족하게 흐뭇하다, 허술한 데가 없이 야무지고 알차다를 뜻한다. ‘지린다’와 비슷하게 사용된다. 주로 상대가 무엇을 엄청나게 잘했을 때 칭찬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예) 오늘 네 슛 지렸다(혹은 오졌다). 완전 인생슛이었어.
‘현타’
현자타임의 줄임말. 어떤 욕구 충족 이후에 밀려오는 무념무상의 시간을 일컫는다.
예) 엄마 나 지금 현타와서 아무 것도 하기 싫어.
‘고답이’
고구마를 많이 먹은 것처럼 답답한 사람을 뜻한다. 물을 마시지 않고 고구마를 한번에 많이 먹으면 목이 메이는 데서 유래했다. ‘고답이’와 반대되는 말로 ‘사이다’가 있는데 메인 목을 시원하게 뚫어준다고 해 ‘통쾌하다’는 뜻이다.
예) 걔는 왜 스트레스만 받고 말을 못해? 완전 고답이네.
‘마상’
마음의 상처를 줄인 말이다.
예) 네가 엄마 말 안들어서 완전 마상했어.
‘영고’
‘영원히 고통받는 사람’을 뜻한다. 보통 굴욕스런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두고 상대를 두고두고 놀리는 데 사용된다.
예) 네가 찍은 굴욕짤 때문에 영고 받잖아.
‘코스프레’
단어 뜻은 컴퓨터 게임이나 만화 속 등장인물로 분장해 즐기는 것을 말한다. 해당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려 외모와 행동을 따라하는 것을 의미한다. 코스프레는 캐릭터를 흉내내는 사람을 지칭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이나 행동을 따라하거나 모방하는 행위를 지칭하기도 한다.
‘피해자 코스프레’는 어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그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인 척 가장하는 것이다.
예) 어디서 피해자 코스프레야? 잘못한 건 너잖아.
‘갈비’
갈수록 비호감의 줄임말이다. 처음에는 호감이었던 상대가 갈수록 무례하거나 개념 없는 행동을 해 호감도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예) 나도 처음엔 지수 좋아했는데 걔 완전 갈비야
‘최애’
가장 사랑한다는 뜻이다. 보이그룹이나 걸그룹 등 연예인, 애니메이션 케릭터 중 자신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인물을 뜻한다.
예) 난 방탄소년단 중에 랩몬스터가 최애야 / 원피스에서 내 최애캐는 에이스야
‘비담’
비주얼 담당의 줄임말이다. 그룹 가수들 중 유독 외모가 뛰어난 인물을 비담이라 부른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잘생기거나 예쁜 친구들을 비담이라 부르기도 한다.
예) 딸은 요즘 연예인 중에 누가 최애야? 걔가 비담이야?
그 외에도 채팅용어로 ‘ㅈㅈ’(Good Game=게임 등을 포기한다, 수고했다), ‘ㅊㅊ’(추천), ‘ㅇㅈ’(인정), ‘ㅇㄱㄹㅇ’(이거리얼=사실이다), ‘ㅂㅂㅂㄱ’(반박불가) 등이 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