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 경영·투자·고용 계획 이뤄질 듯
장기적으로 지주사 전환·호텔롯데 상장도 추진
[뉴스핌=함지현 기자] 정국 혼란과 맞물리며 미뤄졌던 롯데그룹의 인사가 코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신동빈 회장의 뜻에 맞춰 꾸려진 '신동빈호'가 앞으로 나갈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인사는 전적으로 신 회장의 의중에 따라 이뤄진 사실상 첫 인사로 볼 수 있는만큼 인사 이후 그가 약속해 왔던 경영쇄신안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검찰 수사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경영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오는 21일 대대적인 임원 인사가 끝나고 나면 경영과 투자, 고용 계획 등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나 주요 경영계획 등은 전년도 연말에 세워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지난해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논란에 휩싸이면서 모든 경영이 '시계제로'에 빠져 있었다.
장기적으로는 신 회장이 그동안 강조해왔던 경영 혁신을 위한 다양한 약속들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10월 지배구조개선·정책본부 개편·준법경영위원회 구축·질적성장 등의 경영쇄신안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은 지주회사 전환과 호텔롯데 상장 등 주요 과제가 담겨 있는 지배구조 개선이다.
먼저 신 회장은 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순환 출자 해소와 복잡한 구조 정리를 통해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지주사의 지분만 확보를 하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만큼 오너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롯데쇼핑과 롯데푸드,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 지난달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분할, 합병, 분할합병 등을 비롯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숙제 중 하나다.
신 회장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자금의 비중을 줄여 '일본기업'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면세사업장 확장, 해외 면세점 신규 오픈 등 면세사업 확대와 호텔사업 등에 투자해 글로벌 기업으로 나가기 위한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갖고 있다.
다만 여전히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특검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변수는 존재한다는 게 업계 평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쇄신 차원의 조직개편과 인사가 이뤄지고 난 이후에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연간계획이나 고용·투자 등을 확정하는 게 일반적인 단계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지주사 전환이나 호텔롯데 상장도 검토돼야 하는 만큼 빨리 정상적인 경영체제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오는 21일부터 주요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조직개편 및 인사를 확정한 뒤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에는 롯데제과·롯데케미칼 등 화학 및 식품 계열사, 22일 롯데쇼핑 등 유통 계열사, 23일 호텔롯데 등 서비스 계열사 등의 이사회가 열린다.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혁신실은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이 맡을 것이 유력시 되고 있다.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은 사회공헌위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해 신설되는 4대 사업부문(BU, 비지니스 유니트) 수장으로는 화학BU장에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유통BU장에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 식품BU장에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사장, 호텔서비스BU장에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이 각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