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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제의 여의도 전설(戰說)]격한 단어 뒤에 숨은 박 대통령..속내는

기사입력 : 2016년11월21일 11:22

최종수정 : 2016년11월21일 15:37

문전에서 머뭇거리는 문재인, "협력할 용의 있다"
"혼란은 기회다"…물 오른 박지원

[편집자]'여의도 전설'은 정치권에서 격렬하게 오가는 말과 논쟁 속에 숨겨진 또다른 욕망, 본심일 수도 있는 속내를 뽑아내려는 시도입니다. 한국 정치인의 지나친 엄숙주의를 벗어나 자유롭게 유희하려 합니다. 틀을 깨는 탈주를 꿈꿉니다.

[뉴스핌=이승제 선임기자] 정치권의 말이 더욱 험악해지고 있습니다.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인 최순실 게이트, 대통령 탄핵 예고 등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겠죠.
정치인들은 말로써 변화의 소용돌이를 헤쳐가려 합니다. 그러니 요즘처럼 수퍼 메가톤급 혼란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정치인들의 화법이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 절차와 격한 단어 뒤에 웅크린 박근혜 대통령

박 대통령은 "대전은요?", "참 나쁜 대통령"처럼 직설적이면서 함축적인 표현으로 정치적 의도를 관철시켜온 정치인입니다.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는 이미지 전략과 결합해서 효과 만점이었습니다.
하지만 대국민 사과문에서조차 거짓이 들통난 상태에서 그의 말은 갈수록 궁색해지고 있습니다. 청와대 대변인과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그의 속내는 한마디로 '강한 놈이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긴 놈이 강한 거다'라고 할 수 있죠.
여당인 새누리당이 궁지에 몰릴 때 즐겨 쓰는 수법이 있습니다. 법적 절차를 세밀하게 따지며 적의 예봉을 꺾고, 새로운 전선(戰線)을 만들어 그곳에 웅크리는 방식입니다. 이제 박 대통령이 이 방식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유영하 변호사는 20일 검찰이 발표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에 대해 "이들(최순실씨 등)이 유죄라고 하여 대통령이 유죄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또 "대통령은 기소되지 않았고, 헌법(제27조 제4항)상 당연히 무죄로 추정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법적 절차를 최대한 끌어다 쓰려는 전술입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 역시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 "부당한 정치공세", "인격살인" 등 거친 단어를 쏟아냈습니다. 얼마 전까지 노골적인 표현을 자제하던 것에서 180도 달라졌습니다. 탄핵을 자청한 뒤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는 전략, 박 대통령의 결심이 여기에 이르렀다는 방증입니다.

여전히 칼날 세우지 않는 문재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어투는 이전에 비해 상당히 노골적으로 바뀌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결단과 실행력이라는 게 당내 일각의 해석입니다.
검찰 발표에 대해 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에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당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는 더 이상 버틴다면 즉각 탄핵을 추진하겠다고도 했지만, 당에서는 명예로운 퇴진 쪽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죠. 문 전 대표가 또다시 문전에서 머뭇거리고 있다는 겁니다.
김부겸 같은 당 의원은 21일 "많은 사람들이 이건 너무 성급한, 오히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그런 얘기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문 전 대표의 말들은 늘 중용, 포용, 화합을 향하지만 지금 같은 정치적 격랑 속에선 한가한 얘기가 된다는 것이죠. 마치 지난 대선 때처럼 말입니다.

물 오른 박지원, "혼란은 기회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혼란과 도전을 즐기는 화법의 소유자입니다.
그는 박 대통령이 해운대 엘시티(LCT)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자 "낭보다. 바로 그것을 저는 원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청와대 측 의도가 부산·경남의 여당내 비박(비박근혜)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정치인들을 겨냥한다는 해석이 나온 때문입니다. 박 위원장의 발언은 '우리는 자유롭다. 그러니 호재'라는 뜻으로 읽혔습니다.
박 위원장은 중요한 정치적 고비마다 촌철살인의 말로 정치권에 방향성을 제시하곤 합니다. 기자들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단어를 골라내 줍니다. 정치적 언어 선택에서 그는 단연 국내 최고수입니다.
그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단독 영수회담을 제시했을 때 "추미애의 최순실이 있다"며 다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추 대표가 중간에 한 사람을 두고 며칠간 추진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최순실에 빗댔습니다.

 

[뉴스핌 Newspim]이승제 선임기자(openeye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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