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후 장기 상승 추세 종료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화가 이달 들어 주요 통화에 대해 강하게 상승, 연초 이후 월간 기준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가 높아진 데다 파운드화의 사상 최저치 하락이 달러화를 밀어 올렸지만 장기 추세는 상승이 아닌 하락이라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달러화가 조만간 ‘천정’에 부딪히는 것은 물론이고 2011년 이후 본격화된 강세 흐름이 종료를 맞을 것이라는 얘기다.
26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달러화는 지난 25일 기준 10월 들어 바스켓 통화에 대해 2.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는 2011년 이후 주요 통화에 대해 36%에 달하는 랠리를 기록했다.
파운드 및 유로화 약세와 연준의 금리인상이 달러화의 추가 상승 기대감을 부추기는 가운데 약세 전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토마스 플러리 UBS 외환 전략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장기적인 달러화 상승 추세가 종료를 맞고 있다”며 “본격적인 조정 시기를 가늠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HSBC의 그라기 마허 외환 전략 헤드 역시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달러화의 추가 상승을 이끌어낼 만한 버팀목이 없다”며 “경제 지표가 후퇴하면 달러화 역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이 지목하는 근거 중 하나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다. 지난 2년간 달러화가 상승 흐름을 타는 사이 미국의 수출 경쟁력이 저하,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됐다.
또 무역적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6%로 2014년 대비 18% 상승했다. 과거 경험상 무역적자 상승은 달러화 강세장을 꺾어 놓는 주요인이었다.
달러화는 올해 1.8% 완만하게 떨어졌지만 2014년과 2015년 각각 12.5%와 8.6% 뛰었다.
일부 자산운용가들은 고객들에게 달러화 상승에 따른 차익을 실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1.09달러 내외에서 거래되는 유로/달러 환율이 12개월 이내에 1.2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달러화 상승에 대한 금융시장의 반응 역시 연초와 대조적이다. 수출주를 중심으로 한 주식시장의 매도 움직임이 지극히 제한적이고, 신흥국 채권시장 역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자문관은 블룸버그의 칼럼을 통해 금융시장이 달러화 상승에 ‘발작’을 일으키지 않을 경우 연준 정책자들 역시 이를 빌미로 금리인상을 보류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