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대비 건설투자비중 14.9%...미 7.4% 일 10.3%
[뉴스핌=허정인 기자] 우리나라의 건설투자가 성숙단계에 접어들었으므로 투자 증가 폭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저출산•고령화 등의 인구구조 변화로 주택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건설업체의 수익성 개선 역시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자료=한국은행> |
한국은행이 26일 공개한 ‘최근 건설투자 수준의 적정성 평가’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건설투자의 비중이 여타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은 2013년 미국이 7.4%, 일본이 10.3%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4.9%로 미국의 2배를 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선 호주(17.0%), 캐나다(16.8%), 노르웨이(15.9%)에 이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증가 폭도 가팔라졌다. 보고서를 작성한 권나은 한은 금융결제국 결제연구팀 과장은 “최근 국내 건설투자는 저금리, 주택시장 활성화 등에 힘입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지난해 아파트 분양물량이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투자를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나은 과장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최근 건설경기의 호전으로 건설업체의 부실위험은 낮아졌지만, 주택수요 둔화 및 해외건설 부실위험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 동안 높은 증가세를 보였던 건설자본스톡을 점진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건설자본스톡이란 건설 부문에 투자된 누적 자본을 일컫는 개념이다.
건설투자가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영향도 미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제조업의 노동생산성(1인당 부가가치)이 2008년보다 14.1% 오른 반면 건설업은 17.9% 떨어졌다. 권 과장은 “다단계 도급 관행 등으로 저임금 근로자 채용 유인이 높고 체계적인 직업교육이 이뤄지기 어려워 숙련근로자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건설투자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권 과장은 “앞으로 건설투자는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면서 “실수요 예측을 바탕으로 파급영향이 큰 사회기반 시설을 선별해 투자자원을 집중하거나 건설투자에 앞서 효율성을 검증하는 견제장치를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생산성에 대해선 “건설시장의 하도급관행 및 저입금구조를 개선하고 숙련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면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 연구개발투자 및 인적자본 확충에 주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