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현경 기자] ‘사랑해요 연예가중계’만 외치던 해외스타들이 이제는 TV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고 있다.
최근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잭블랙부터 tvN ‘뇌섹시대 문제적 남자’에 도전장을 던진 클로이 모레츠까지, 영화에서만 볼 수 있던 해외 스타들이 국내 시청자들과 거리를 한뼘으로 좁히고 있다.
◆잭블랙·클로이 모레츠, 친근한 캐릭터로 대중에 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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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배우 잭 블랙이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쿵푸팬더3 내한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해외스타의 본격적인 한국 예능 프로그램 방문은 10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본격적인 시작은 MBC ‘무한도전’이었다. 당시 테니스 선수 마리아 샤라포바를 필두로 축구 선수 티에리 앙리, 배우 패리스 힐튼까지 해외 유명스타가 '무한도전'을 찾았다.
최근 ‘무한도전’은 할리우드 배우 잭블랙을 게스트로 초대했다. 잭블랙은 ‘무한도전’ 멤버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한국형 코미디를 펼쳐 호감형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영화 ‘쿵푸팬더3’ 홍보차 한국 스케줄을 소화했지만 ‘무한도전’과 여타 행사에 출연료를 받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한번 회자됐다.
배우 클로이 모레츠는 tvN ‘SNL 코리아7’과 ‘뇌섹시대 문제적 남자’에 연달아 출연하며 주목받았다. ‘SNL 코리아7’에서는 한국식 막장드라마를 패러디, 일명 '김치 싸대기' 연기까지 펼쳐 정감 있는 캐릭터로 끼를 발산했다. 그런가 하면, ‘뇌섹시대 문제적 남자’에서는 미국의 대선, 교육, 임금문제에 대한 소신을 밝히며 '뇌섹녀'다운 매력을 과시했다.
◆홍보 아닌 한국팬들과 만남 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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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 오브라이언과 장나라(위 왼쪽), 밀첸코 마티예비치(오른쪽), tvN 'SNL 코리아7'에 출연한 마거릿 조 <사진=코난 오브라이언 인스타그램, tvN 'SNL 코리아7' 캡처, 이형석 사진기자> |
특히 요즘 들어 홍보에 상관 없이 한국을 자주 방문하는 스타가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국의 ‘유재석’격인 코난 오브라이언은 자신의 한국 팬 ‘써니 리’가 보내 준 편지와 과자를 받고서 보답하기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다.
그는 공항에서 써니 리를 만나 인사를 나눴고 이어 한국 일정을 소화했다. 코난 오브라이언은 한국에서 MBC 드라마 ‘한 번 더 해피엔딩’에 출연해 장나라와 연기를 펼쳤다. 코난 오브라이언의 깜짝 출연으로 이날 ‘한 번 더 해피엔딩’ 시청률은 0.6%로 상승하는 효과를 누렸다.
미국의 작가이자 코미디언인 마거릿조는 최근 방송한 tvN ‘SNL 코리아7’ 남궁민 편 게스트로 등장했다. 그는 홍보가 아닌 아시아 스케줄을 소화하던 중 ‘SNL 코리아’ 출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방송에서 자신의 유년시절 미국 생활기를 담은 연기를 펼친 그는 한국에서 어린 아이들에게 이름 때문에 놀림을 당하는 콩트를 펼쳤다.
배우뿐 아니라 해외 가수도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바로 록그룹 스틸하트의 밀젠코 마티예비치다. 그는 MBC ‘복면가왕’에 출연해 록 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복면을 쓴 상태였지만 그의 노래 실력과 존재감은 대단했다. 밀젠코는 최근 한국 기획사 배드보스컴퍼니와 계약했고 ‘복면가왕’에 출연한 이후에도 한국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전해져 눈길을 끈다.
◆향후에도 해외 스타 한국 프로그램 출연 성사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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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섹시대 문제적 남자'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 클로이 모레츠<사진=tvN '뇌섹시대 문제적남자' 캡처> |
밀젠코는 한국의 기획사와 계약까지 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며 “제2의 인생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SBS 예능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에도 등장할 것으로 전해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같은 잇따른 해외 스타의 국내 TV 프로그램 출연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방송계에 따르면 현재 해외스타들이 이전보다 프로그램에 적극적인 출연 의사를 보이고 있다. ‘뇌섹시대 문제적 남자’를 연출하는 이근찬PD는 클로이 모레츠 역시 먼저 캐스팅 제의가 들어온 경우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클로이 모레츠는 주관이 뚜렷하고 해당 프로그램의 성격과도 잘 맞는 게스트이기 때문에 출연으로 성사됐다.
해외 스타가 예능프로그램으로 대중과 만나는 이유는 새로운 매력을 보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근찬PD는 클로이 모레츠의 출연을 예로 들며 해외 스타들의 한국 예능프로그램 출연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를 전했다. 그는 “기본적인 토크쇼에서 다루는 주제를 넘어 새로운 면을 담을 수 있다”며 “콘셉트가 분명한 예능프로그램일수록 스타들의 반응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해외 스타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잭블랙이 ‘코난쇼’에서 ‘무한도전’ 출연 후기를 말할 만큼 확실히 이전보다 한국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앞서 ‘무한도전’을 통해 한국팬과 만난 잭블랙이 코난 오브라이언이 진행하는 ‘코난쇼’에 출연해 한국 방문기를 들려주며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이근찬PD는 향후 해외 스타의 적극적인 섭외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제작자 입장에서는 해외 스타에 대한 자료를 찾고 사전미팅을 하는 과정에서 힘든 점이 있다. 하지만 해외 스타의 새로운 면을 대중에게 전할 수 있고 프로그램과 자연스럽게 시너지 효과가 나기 때문에 앞으로의 해외 스타와의 작업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