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수혜에도 메르스 타격 불가피…신규 LCC출범·노선 확대 등 약진
[뉴스핌=강효은 기자] 2015년 을미년 항공업계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반란이 거셌던 한 해였다. 국적 LCC 최초로 제주항공이 코스피시장에 입성하는가 하면, 신규 LCC 출범과 국적 LCC들의 노선 확대까지 더해져 기존 대항항공과 아시아나가 이끌던 국내 항공업계에 출혈 경쟁이 가속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아울러 국제유가 하락으로 실적 개선 기조를 이어가던 항공업계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최대 변수로 작용하면서 실적 호조에도 발목을 잡았다. 아시아나는 이같은 경영난을 돌파하기 위해 노선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을 통한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진에어 B737-800 항공기 <사진=진에어> |
◆ '메르스 사태' 항공업계에 직격탄
올 상반기 5월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면서 메르스 여파는 순식간에 항공업계를 덮쳤다. 메르스가 확산되며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한국행 여행을 꺼리는 해외 관광객 국제선 수송객수가 급감했고 이는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대한항공은 올 2분기 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년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아시아나 역시 메르스에 따른 직격탄으로 2분기 6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매출액 역시 1조33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 감소했고 당기순손실 역시 854억원으로 집계돼 적자폭이 늘었다.
앞서 국적 항공사들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연료비 절감 효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실적 개선을 이어가고 있었다. 제주항공을 비롯한 LCC들 역시 연이은 호실적으로 2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89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86.3% 증가했으며, 아시아나항공 역시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7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4079억원으로 0.50% 줄었고, 순이익은 59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분기 메르스 타격을 입은 국적항공사들은 3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이어갔다.
아시아나는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5% 늘었으나, 원화 약세에 따른 여파로 1367억원의 외화환산차손익이 발생해 6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대한항공 역시 3분기 매출액 2조97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보다 6.1% 감소하는 등 메르스에 따른 타격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같은 메르스 직격탄에 따른 손실로 아시아나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키로 했다. 아시아나는 이미 지난 24일 전체 임원을 비롯한 조직장 140여명을 대상으로 경영정상화 설명회를 열고 구조조정 방안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아시아나는 ▲노선 구조조정 ▲조직개편을 통한 인력효율화 ▲비용절감 및 부대수익 제고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기재를 수요에 맞춰 전략적으로 운용 등) 4가지 방향으로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주요 실행방안은 지난 9월 과·차장급으로 구성된 경영정상화 TF에서 논의되고 제안한 내용을 검토 수용한 것"이라며 "조직장들과 협의를 거쳐서 오는 30일에 확정된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LCC 증시 입성·노선 확장으로 시장 공략…출혈경쟁 우려도
LCC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애경그룹 계열의 LCC인 제주항공은 지난 11월 6일 코스피에 상장하며 LCC 최초 증시 입성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제주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 이어 국내 3위 항공사 자리를 굳건히 했다. 설립 10년만의 쾌거다.
LCC들은 신규 노선 취항에 열을 올리며 공격적으로 하늘길 열기에 나섰다. 올 한해 국내 5개 LCC가 취항한 신규 국제 노선수는 총 40개에 달하며 일본, 중국 등 단거리 노선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수익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다만 LCC들이 증가하면서 시장 포화에 따른 공급과잉 등의 문제도 올 한해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나 제2의 LCC인 에어서울이 국토부에 면허 발급을 신청하면서 일부 LCC들이 대형항공사의 독과점 우려를 지적하며 반대하고 나섰다.
당초 에어서울은 연내 출범을 목표로 했었으나, 대내외적인 환경 요인들이 겹치며 작업이 지연됐다. 이에 공식 취항 역시 더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서울이 출범하면 국적 LCC만 총 6개에 달하게 되는데 향후 항공사간의 경쟁이 치열해져 그에 따른 부작용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며 "하지만 올해는 LCC들의 성장세가 돋보였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뉴스핌 Newspim] 강효은 기자 (heun2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