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위한 행사로 가족 단위 인파 몰려
[뉴스핌=허정인 이지현 기자] 크리스마스는 통상 연인의 날로 여겨졌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선 그랬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로맨틱한 데이트로 상징되던 크리스마스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바람이 인 곳은 서울 신촌 연세로였다. ‘신촌 크리스마스 거리 축제’때문이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신촌 크리스마스 거리축제는 올해 어린이를 위한 키즈존을 늘려, 이전보다 많아진 가족 방문객들을 볼 수 있었다.
다만 가족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긴 했으나, 설치된 부스들이 대부분 판매를 위한 공간이었다. 이 때문에 가족 모두가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25일 신촌 연세로 '신촌 크리스마스 거리축제'에서 열린 거리공연. <사진=이지현 기자> |
25일 오후 1시, 3년째 열리고 있는 ‘신촌 크리스마스 거리축제’에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가게·체험부스 등 총 21개의 부스가 들어선 2차선 도로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대로 중간에는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실내 장난감 놀이터와 애니메이션 극장이 설치돼 있었다.
오후 2시, 놀이터 부스가 개장하자 5분만에 20명 가까운 사람들이 6평 남짓한 공간으로 몰렸다. 행사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부스라고 귀띔했다.
아이 둘과 함께 축제를 찾은 나성희(37) 씨는 “와보니 애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이 있어 너무 신나한다”며 “예전에는 크리스마스 때 쇼핑몰 등 실내만 주로 찾았는데, 앞으로 신촌으로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정 서대문구청 문화체육과 주무관은 “이번 행사는 젊은 사람들만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아니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신촌을 찾은 시민 대부분은 “체험행사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거리축제를 찾은 백 모(23) 씨는 “유흥 분위기가 적어 크리스마스에 가족들이 오기 가장 적합한 장소는 신촌인 것 같다”면서도 “포토존이나 체험부스가 늘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표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신촌을 찾은 유 모(38) 씨도 “놀이동산 같이 복잡한 곳보다는 여유 있게 구경도 하고 즐길 수 있는 거리축제가 훨씬 좋다”며 “재미있는 부스가 많이 생기면 내년에도 다시 오고 싶을 것”이라고 보탰다.
실제 이날 21개 부스 중에 19개가 판매부스고 ‘장난감놀이터’, ‘애니메이션 극장’ 2개만이 체험형 부스였다. 정작 아이들이 관심을 보인 행사는 ‘마술’이나 ‘비눗방울쇼’와 같은 교감형 거리행사나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부스였다.
딱히 가볼만한 곳이 떠오르지 않는 크리스마스에 신촌 거리 축제가 다양한 계층을 겨냥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행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