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글로벌 담배회사인 JTI코리아(JT International Korea)의 구원투수로 나선 박병기 사장이 고민에 빠졌다.
취임 4년을 맞는 박 사장은 경쟁 업체인 PM(필립모리스), BAT(브리티쉬아메리칸타바코)에 밀리며 외산 담배시장 만년 꼴찌에 머무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이 JTI를 이끈 시점은 지난 2010년 11월부터다.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겠다는게 그의 취임 일성이다. 그는 CEO(최고경영자)에 오르기 전까지 JTI 영엽총괄 전무로 근무, 2004년 이후 직영체제로 바뀐 영업부 조직을 통솔한 영업통으로 통했다.
하지만 JTI의 실적은 들쑥날쑥하다. 박 사장이 취임한 2010년 실적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보였다. 매출액은 2211억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51억원, 16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JTI 막대한 로열티가 해외 본사로 유출되고 있다. JTI는 네덜란드 법인인 JT 인터내셔널 홀딩 B.V.(JT International Holding B.V.)가 100%의 지분을 갖고 있다. 때문에 적자상태인 2011년에는 139억원을, 2010년에는 129억원의 로열티가 해외로 빠져나갔다.
또한 JTI의 문제는 주력제품들의 하락세다. 경기 불황으로 최근 몇년 새 JTI 등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외산 담배회사의 시장점유율이 동반 하락했다. JTI는 지난 2011년 주력 품목 가격을 갑당 2700원으로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윌 PM, BAT, JTI 등 3사의 시장점유율은 35.3%로 전년(40.4%) 대비 5.1%포인트 감소했다. PM은 22.7%에서 19.3%로, BAT는 10.7%에서 9.8%로, JTI는 6.3%에서 6.2%로 떨어졌다.
업계 일각에선 가격 인상이 '악(惡)수'였다고 평가했다. 불황으로 흡연자들이 담뱃값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운데 무리한 정책이었다는 것이다.
최근 JTI는 마일드세븐의 브랜드명을 '메비우스'(MEVIUS)로 변경하고 입지 다지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상황은 녹록치않다.
박 사장은 이번 브랜드명 변경에 "메비우스의 부드러운 맛과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새로운 브랜드 명으로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